더욱이 같은 시기 신씨는 택배물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무릎 연골을 다쳐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가정 경제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이 가족의 입원과 직장을 잃는 것이다. 신씨에게는 두 가지 악재가 겹친 셈이다. 그는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대리석 연마에 관심이 갔지만 창업은 수월하지 않았다. 장비를 싣고 다닐 상용차가 없었던 것.
그런 그에게 도움을 준 것은 바로 현대차그룹이 저소득층 이웃에게 차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기프트카 시즌3’였다. 그는 우연히 신문 광고를 본 뒤 기프트카 신청자 모집에 지원해 기프트카 시즌3 11월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신씨는 “기프트카 주인공이 되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우리처럼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댈 곳이 필요한데 기프트카가 제게 있어 그런 존재고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창업 돕는 기프트카 = 현대차그룹은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올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기프트카 시즌3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30대의 기프트카를 선물할 뿐만 아니라 창업 지원금과 마케팅 지원은 물론 창업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 포터·스타렉스, 기아 봉고·레이 등의 차량 중에 창업 계획에 가장 적합한 차를 지원받을 수 있다.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도 250만원까지 현대차그룹이 부담한다. 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세대에게는 500만원 상당의 창업지원금과 마케팅 지원이 이뤄진다. 금융 지원도 동반된다. 현대차미소금융재단과 연계한 창업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준다.
현대차그룹과 어린이재단,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창업 컨설턴트 등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심사위원회는 서류 및 면접심사를 통해 매월 최종 지원 대상 세대를 선정한다. 이미 10월과 11월 주인공을 각각 5명씩 선정했다.
신씨는 11월에 선정된 5명 중 한 명이었다. 신씨 이외에도 신장암 3기 판정으로 식구들을 책임지는 데 어려움을 겪은 구순애씨, 남편의 급성 심장 질환으로 생계수단이 절실했던 김은주씨, 회사 부도와 이혼으로 재기의 기회가 필요한 이행연씨 등이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영등포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공동 개업식을 가졌다. 구순애씨는 “기프트카로 창업에 성공한다는 것은 저와 제 가족만을 위한 일은 아니다”라며 “제가 열심히 살아서 성공하는 게 다른 분들에게는 희망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선정된 주인공들의 사연과 창업 과정을 기프트카 블로그(www.gift-car.kr)에 소개했다. 특히 블로그에서 이번 주인공들의 사연과 기프트카에 어울리는 애칭과 상호명을 공모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은 기프트카를 현재 46대 지원했으며 올해 20대를 추가해 총 66대 기프트카를 운행하게 된다.
지난 2010년에 진행한 기프트카 시즌1은 전국민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어려운 환경의 주인공들에게 소비자들이 댓글을 달아 자동차를 선물하는 캠페인으로 시작한 시즌1의 차사순 할머니와 승가원 아이들 에피소드가 하루에 댓글이 600개 이상 달렸다. 또 2010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생계를 위해 자동차가 필요한 이웃들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