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골프아카데미 선택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2-11-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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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교육 아카데미 관심 급증… 학업병행 여부도 신중히 따져야

▲주니어골퍼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바람직한 육성 프로그램 개발 등 해결과제가 적지 않다. (사진=캘러웨이골프)
주니어골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과 중고골프연맹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니어골퍼는 3339명(10월31일 현재)이다. 2010년 3066명, 2011년에는 3073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니어골퍼의 증가는 골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골프대중화에 따른 것으로 미국, 일본 등 세계무대에서 우리선수들의 맹활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이 크게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니어골퍼들의 양성기관이자 프로등용문인 주니어골프아카데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아카데미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불편한 진실’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늘어나는 주니어골퍼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양성할 수 있는 환경 및 프로그램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PGA마스터 나경우 프로(이하 나프로)는 “유명 프로골퍼의 이름을 내세운 아카데미에 가입했다 일주일 만에 운동을 포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아이들을 많이 봤다”며 “겉보다 내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훈련해야 학생들의 훈련 태도 및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학업을 병행하는 아카데미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유재 지식골프아카데미 대표(이하 이대표)는 “어릴 적부터 학업을 등지고 운동에만 전념할 경우 심각한 사회적문제가 될 수 있다”며 “톱프로가 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운동을 핑계로 학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학업 병행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프로골퍼 정의석(이하 정프로)씨는 과거 주니어골프아카데미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성인레슨만 진행한다. 국내 주니어골퍼 육성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정프로는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옳지만 국내 골프 환경에서는 학업 병행이 무리”라며 “실제로 국내 아카데미 중 학업을 병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학교나 집 근처에서도 퍼블릭 골프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미국과는 환경적으로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라운드를 한 번 하기 위해서는 도심에서 1~2시간 떨어진 골프장을 이용해야 하고, 한달에 1~2번 대회에 출전하더라도 2주 이상 수업을 전폐해야 한다.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프로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를 체벌해서라도 단기속성교육을 기대한다”며 “진정으로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한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단기속성교육은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프로 전향 후 목표의식 결여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잠재력과 가능성만을 강조하며 골프입문을 부추기거나 학부모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아카데미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보다 아이의 장단점을 동시에 지적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언하는 아카데미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부모나 가족의 지나친 간섭과 기대도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코치를 하거나나 함께 전지훈련을 떠나는 것은 아이들에게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대에서의 선전과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을 통해 ‘순풍’을 탄 골프대중화가 주니어골퍼 증가라는 호재를 낳고 있다. 그러나 보다 바람직한 주니어골퍼 육성을 위해서는 해결과제가 많다.

나프로는 “주니어선수를 프로골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1년에 약 1억원이 필요하다”며 “연간 약 3400억원이 움직이는 대규모 시장인 만큼 건전한 양성기관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의 인식 전화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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