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년차를 마친 류현진은 완전한 FA는 아니지만 포스팅제도를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포스팅제도란 선수를 원하는 구단들이 비공개 입찰을 통해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팀이 우선협상권을 갖는 제도로 한화로서는 적정선의 이적료를 제시하는 구단이 나올 경우 류현진의 해외 진출을 동의한다는 뜻이다. 물론 ‘적정한 이적료’라는 단서가 붙었고 이 액수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음에 따라 확실한 가이드 라인을 알 수는 없지만 류현진으로서는 해외 진출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일이다.
류현진 역시 “포스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한다”라고 말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포스팅에서 적절한 수준의 이적료를 제시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도 명확한 뜻을 밝혔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팀과 국가에 기여한 후 걸 맞는 대우를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힌 류현진이다.
김응룡 한화 감독 역시 “야구 선배로서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 문을 열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감독 취임 이후 야인 시절과 달리 류현진의 해외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던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류현진의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언급한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밝히며 다른 뜻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중 포스팅 제도를 통해 해외로 진출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이상훈(전 LG), 진필중(전 두산), 임창용(전 삼성) 등이 도전했지만 기대 이하의 액수를 제의받아 무산됐으며 2009년 KIA를 통해 세인트루이수 카디널스로 이적한 최향남만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향남은 상징적인 의미에서의 101달러에 건너간 경우였고 마이너리그에서만 활동한 뒤 복귀했다.
류현진이 이전 선배들과 달리 포스팅 제도를 통해 ‘적절한 금액’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 지 기대되는 가운데 류현진의 포스팅은 11월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류현진을 포스팅할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신분조회를 하게 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류현진을 공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관심을 가진 구단들은 4일 이내에 응찰액을 제출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고 응찰액을 낸 구단을 KBO에 통보하게 된다. 이 금액을 한화가 수용할 경우 해당 구단은 류현진과 30일간 단독 협상권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