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로 국제기구 활동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인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계 인구 70억명 중 0.7%에 불과한 한국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 올해는 유독 한국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낭보가 이어졌다.
윤종원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이 오는 11월 1일부터 2년간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를 구성할 24명의 신임 이사 중 한 명으로 최근 선출됐다. 한국·호주·뉴질랜드·우즈베크·몽골 등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그룹 15개국은 투표를 통해 윤종원 비서관을 선택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지난 24일 같은 날 하성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은 국내서 개최된 광역두만강 개발계획(GTI) 무역활성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장으로 선출됐다. GTI는 동북아 경제개발을 위해 한·중·러·몽골 4개국이 참여하는 지역협의체다.
하성 정책관은 “GTI는 동북아 무역 활성화를 위해 한반도부터 극동, 시베리아 북극까지 잇는 ‘GTI 통합교통망(Transport Corridor)’ 연구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우리나라는 GTI 사업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세계 최대 국제기구 중 하나인 세계은행(WB) 총재에 한국계 미국인 김용(53)씨가 취임했다.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WB 총재가 된 것이다.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도 5년 임기를 마치고 올 1월 재임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총재와 반 총장 등 잇따른 한국인 국제기구 수장 배출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며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농담을 했을 정도다.
국제기구에 부는 ‘한류’ 때문일까. 우리나라는 지난 20일 ‘환경분야 세계은행’인 녹색기후기금(GCF)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독일을 누르고 유치에 성공했다. 또 지난 19일에는 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임됐다. 우리나라가 15년 만에 재진출하는 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전, 질서유지에 1차적 책임을 지고 전 세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UN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랐으며, 미국 빌보드 차트에는 5주 연속 2위에 오르는 등 유튜브 조회 수 5억회를 돌파하며 세계적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제3대 세계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 중 하나인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 영화 사상 첫 황금사자상을 받아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떨쳤다.
과학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약진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노벨화학상을 차지한 로버트 레프코위츠(69) 미국 듀크대 교수의 연구진에는 한국인 과학자 부부인 안승걸(44) 교수와 안 교수의 부인인 김지희(44) 박사가 포함돼 있었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인들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개도국에서 출발해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발전상이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