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한국시리즈… 대권의 조건은 무엇?

입력 2012-10-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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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SK오늘 1차전… 가을의 전설 누가 쓸까

▲2011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을 행가레 치는 장면.
김유동의 만루홈런, 유두열의 쓰리런홈런, 김선진의 솔로홈런, 이승엽-마해영의 백투백홈런. 이 홈런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팬들이라면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만들어낸 홈런임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는 의외의 선수들이 경기를 끝내는 경우가 많다. 82년 시즌 타율 0.245의 김유동이 만루홈런을 친 것이나 1984년 역전 3점홈런을 치기 전까지 20타수 2안타에 그쳤던 유두열이 그랬다. 1994년 1차전의 히어로 김선진 역시 무명이었다. 2002년의 이승엽은 한국시리즈 이전 경기까지 20타수 2안타로 빈공에 허덕이던 터였다. 물론 이들은 단편적인 예일 뿐 한국시리즈에서 의외의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는 많았다.

역대 한국시리즈는 이처럼 깜짝 스타들의 등장과 이로 인해 더욱 열광하는 팬들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한국시리즈가 기본적인 전력보다 깜짝 스타의 활약에 의해 결정된 경우가 더 많았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 이전까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은 조금씩 변해왔다. 때문에 단일리그로 환원된 2001년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번의 한국시리즈가 치러졌고 이 중 정규시즌 우승팀이 그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10번에 달한다. 2001년 3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한 경우였다. 지난 10년만 따지면 ‘정규시즌 우승=한국시리즈 제패’라는 공식이 완벽하게 성립한다.

최근 1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가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10번이었으니 확률로는 91%다. 정규시즌 1위의 의미는 100경기 이상을 치르는 장기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뜻으로 전력상 타팀을 압도함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1, 2명의 확실한 원투펀치를 포함해 투수진이 탄탄한 것은 물론 타력도 확실한 뒷받침이 된다. 주전들이 부진에 빠져도 백업 선수층이 두꺼워 슬럼프를 극복하는 힘도 뛰어나다. 물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는 2주 이상의 기간동안 훈련과 휴식만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점은 악재지만 실제로 이 문제로 발목이 잡힌 경우는 거의 없는 셈이다. 10년 혹은 20년 가까이 야구를 해왔던 선수들에게 있어 2주일의 공백을 극복하는 것은 사실 큰 어려움으로 볼 수 없다.

올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역시 이 점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못했던 선수들이 잘하면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깜짝스타의 탄생은 막연한 기대감일 뿐 주축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 이들의 활약이 없다면 절대 우승할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롯데 자이언츠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 역시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깜짝스타의 등장을 암시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하면 지난 해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선수들을 독려한 말이다.

실제로 큰 경기에서 깜짝스타의 등장은 팬들을 즐겁게 하고 그 장면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이 시리즈에서 한 경기를 결정지을 수는 있어도 경기 전체의 판도를 뒤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26명으로 엔트리가 정해지는 점도 깜짝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9월부터 정규시즌 종료 시점까지 확대 엔트리가 적용돼 40명으로 선수단이 꾸려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26명으로 다시 줄어드는 만큼 의외의 선수가 등장할 여지도 줄어든다. 깜짝스타의 등장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울수도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의외의 인물이 시리즈 전체를 주도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대했던 선수들이 얼마나 제 몫을 해주느냐가 결국 한국시리즈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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