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후보가 한 행사에 동시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민주당이 당내 경선 중이던 지난 9월 광주 비엔날레에서 처음 조우했고,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와 전국여약사대회에서 두 차례 더 마주쳤다. 안 후보와 박 후보는 지난 9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처음 만났고,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축사는 박 후보-문 후보-안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세 후보 모두 차기 정부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와 안 후보는 ‘과학기술의 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문 후보는 ‘현 정부가 홀대하는 과학기술분야를 발전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저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출신으로서 과학기술, 이공계 여러분 보면 뭔가 통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여러분이 마음 놓고 연구와 업무에 매진할 수 있어야 국민이 더 평안하고 행복해 질 수 있다”고 격려했다.
박 후보는 이어 “여러분이 갖고 있는 소중한 역량이 과학발전과 국가발전으로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투자에 적극 지원하고 확대하겠다”며 “국정운영을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고 여러분이 자부심을 갖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잇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문 후보는 “과학기술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국가의 성장동력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도 과학한국 만들기 위해 묵묵히 헌신해온 과학기술인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자리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듣는 가운데 현 정부의 과학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과학기술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의욕적으로 노력했지만 그 맥을 잇지 못했다, 과기부가 아예 없어졌다”며 “지난 5년동안 과학에 대한 심각한 홀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면 과기부를 부활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안 후보는 “저도 의대나와서 실험실에서 플라스크를 열심히 닦고, 또 IT업계를 창업한 그런 해봐서 실험실에 있는 과학자 어떤 생활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안 후보는 “아마 참가한 분 중 올해 처음 햇볕을 본 분도 있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마음껏 즐기고 실컷 웃으면서 보내시길 바란다”며 “여러분 마라톤 하는 동안 저는 더 나은 대한민국 위해서 열심히 힘차게 과학기술인 여러분과 함께 뛰어 가도록 하겠다”도 말했다.
나란히 앉은 세 후보는 행사 초반에는 대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내 악수도 나누고 행사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어깨동무도 하면서 다소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이따금씩 각 후보들이 얼굴을 가깝게 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관찰됐다.
한 편 세 후보는 국회운동장에서 열리는 사진기자 가족 체육대회에도 함께 참석했다. 특히 박·안 두 후보는 이 행사에서 시축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