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화공업체 공장에서 일어난 불산 가스 누출 사고로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피부발진, 두통 등을 호소하며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말라죽고, 가축들이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구미시는 2일 불산 누출 사고로 두통·어지럼 증세 치료를 받은 인근 주민이 모두 398명이라고 밝혔다.이들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경찰관, 기자, 인근 공장 근로자, 주민, 구미시 공무원 등이다.
대부분 불산(불화수소산, 플루오르화수소산)의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해 제대로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은 채 현장에 접근했다가 피해를 봤다.
또 구미시에 접수된 피해는 사과·배 등 과수 31.2㏊, 벼 60㏊ 등 농작물 91.2㏊와 소 등 가축 1312마리 등이다. 피해는 사고 발생지에서 200여m 떨어진 산동면 봉산리와 임천리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봉산리 들판에서는 수확을 앞둔 벼가 말라죽었고, 과일도 줄기째 말라 땅에 떨어졌다. 소와 개 등 가축 수천마리도 콧물을 흘리고 사료 섭취를 거부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이웃인 임천리에서도 나무가 말라죽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사고 현장 주변에 세워둔 차량 25대는 차량 얼룩 및 부식 현상을 보였으며, 건물 외벽이 부식되는 등 기타 피해도 24건에 이른다.
구미시는 봉산리·임천리에 보건소 차량을 보내 불산 피해 의심 증세를 보이는 주민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한편 피해 농가를 정밀조사한 뒤 피해를 보상할 방침이다.
이번 불산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휴브글로벌은 엘시디(LCD)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화학약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2006년부터 불산을 생산해왔다.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에 위치한 휴브글로벌은 생산직과 관리직 등 7명이 근무하는 작은 규모의 회사이다. 지난해 30억원의 연매출액을 올리면서 구미시에는 세금 500만원을 냈다.
그러나 휴브글로벌은 불산 등 화학제품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불산은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녹이거나 PDP, LCD 등 유리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하는 데 효과가 뛰어나 산업체에서 널리 사용된다.
때문에 반도체와 LCD 등 관련 업계들은 수급 상태를 확인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