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그 후 4년]금융위기땐 선진국서도 구조조정…국내증권사는 해외인재 영입 기회

입력 2012-10-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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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리먼발 위기로 촉발된 금융위기 덕에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전문 인력을 보다 원활하게 영입할 수 있었다.

지난 17일 하나대투증권 투자은행(IB) 부문은 채권 통화 상품(FICC)총괄 전무에 전 크레디아그리콜 한국 총괄대표를 지낸 이진혁씨를 영입했다. 이 전무는 2009년 당시 현지인으로선 최초로 크레디아그리콜 그룹 한국 계열사 총괄 대표에 오른 파생영업 전문가다.

그는 2011년엔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에 기여한 공으로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크레디아그리콜 재직 당시 은행부문에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실적을 이뤄내 ‘아시아가 인정하는 영업의 달인’이란 극찬을 듣기도 했다.

▲이진혁 하나대투증권 전무, KDB운용 데이비드전 대표,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운용 대표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하나지주가 외환은행 IB와 하나대투증권 IB 부문을 그룹 시너지 차원으로 육성시키려고 한다"면서 "이 전무를 영입하게 된 것도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도 올 초 부사장직을 신설하고 골드만삭스 법인 총괄 출신인 이원섭 KB투자증권 전무를 영입했다.

KDB자산운용도 7월 뉴욕 월가에서 활동하던 헤지펀드 전문가 데이비드 전씨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그는 2000년대초 월가 메이저 은행인 베어스턴스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수석 투자전략가로 활동한 미국내 대표적 한국계 금융인이었다. 전 공동대표는 베어스턴스 외에도 헤지펀드의 대부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가 위탁한 퀀텀펀드도 운용했다.

전 대표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KDB운용에서 펼쳐 금융도 제조업처럼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27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전 미래에셋 홍콩법인 박천웅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지난 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미래에셋운용 홍콩 법인 대표를 지낸 그는 메릴린치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 모간스탠리 리서치본부장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같은 해외 경험을 인정받아 우리투자증권과 미래에셋에서 해외사업부 대표와 홍콩법인 대표를 각각 지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한국계를 비롯한 외국계 출신의 입지가 좁아지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국내 금융사는 오히려 외국에서 일하는 인재를 보다 쉽게 영입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이같은 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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