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SK그룹 일원이 되면서 SK하이닉스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리딩기업이 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갖추게 됐다.
최태원 SK 회장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를 바탕으로 세계 사업장을 확대하고, 미래성장동력인 차세대 메모리 기술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 지난 2분기에 매출액 2조6320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 인수전인 2011년 3분기부터 이어진 영업손실을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D램 시장 점유율도 1분기 23.9%, 2분기 24.4%로 집계돼 최고 기록을 연속 갱신했다.
하지만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단기간에 ‘성장형’ 조직으로 단기간에 탈바꿈하고 있다.
올해 투자계획을 전년대비 20%가 늘어난 4조2000억원으로 결정하는 등 최태원 회장이 다양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 후 유럽지역 기술센터인 ‘SK하이닉스 이탈리아 기술센터’로 전환·설립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일본, 대만 등 반도체 주요 시장 외에도 유럽에도 R&D센터를 설립,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어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컨트롤러 업체인 LAMD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LAMD 인수를 통해 고부가가치 낸드 솔루션 개발을 더욱 앞당기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외에도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SK하이닉스는 청주 M12 라인의 준공식을 갖고 세계 최고의 제조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핵심기지로 육성할 계획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M12라인가동을 기반으로 현재 D램 및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IT기기의 급격한 모바일화와 고용량화 등의 추세로 인해 꾸준한 수요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SK하이닉스는 M12 라인가동을 기반으로 이 같은 시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0년 휴렛팩커드(HP)의 ‘멤리스터(Memristor)’ 기술을 적용한 Re램(저항변화 메모리)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Re램은 현재의 낸드플래시보다 쓰기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고, 공정 미세화에 따른 한계를 해결할 수 있어 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일본 도시바와 STT-M램과 관련해 개발·생산·특허 등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STT-M램은 초고속 저전력으로 동작하며 전원공급 없이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비휘발성의 장점과 데이터 안정성 등을 두루 갖춘 차세대 메모리다. 또한 기술적 한계로 여겨지는 10나노 이하에서도 집적이 가능하다.
이후 지난 6월에는 IBM과 PC램(상변화 메모리) 공동개발 및 기술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 속도와 내구성이 향상된 제품생산이 가능해졌다.
◇ 최태원 회장의 ‘스킨십’ 경영이 추진동력= SK하이닉스가 이처럼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최태원 회장의 스킨십 경영을 꼽을 수 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 생산현장을 방문했을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과 식사 또는 맥주를 마시는 자리를 마련하며 ‘따로 또 같이’라는 SK그룹의 전통적 기업문화 전파에 나섰다.
지난 5월 충주에 위치한 SK 인등산 수펙스 센터에서 열린 ‘Oh My 짝~’ 프로젝트로 미혼남녀사원들의 커플매칭을 도왔다.
또 같은 달 개최한 ‘성공콘서트’에서는 MBC 인기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 PD를 초청해 새로운 방식의 리더-구성원간 소통을 꾀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8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 580여명을 대상으로 SK계열사와 연계한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 만들기’ 행사를 열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그룹의 전통적 사업과는 다른 성격의 회사지만 빠르게 SK그룹 문화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최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