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8일 대만 출장에서 돌아온 지 3일 만이다. 권 부회장의 중국행은 12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리는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에 초기 출자자금 23억달러를 포함해 수년간 단계적으로 총 7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내년말 시가동에 들어가 2014년부터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생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 능력은 300mm 웨이퍼 투입기준 월 7만~10만장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 설립은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응 하기 위한 승부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전 세계 스마트폰의 37%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에는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앞서 지난 7~8일 양 일간 권오현 부회장은 대만에 머무르며 대형 고객사들과 접촉을 가졌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에도 글로벌 IT 기업들이 많다. 스마트폰 제조사 HTC, PC 업체인 에이서와 아수스, 아이폰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팍스콘의 모기업 홍하이 등이 모두 대만 기업이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하며 하반기 주요 부품 수급 문제를 논의하고 협력관계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대만에서 여러 협력사들과 미팅을 가졌다”며 “구체적인 업체 이름은 고객사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기술 유출을 놓고 LG디스플레이와 벌이는 소송전도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권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 LG디스플레이가 자사의 OLED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LG와 기술이 전혀 다른 삼성의 기술을 사용할 일이 없다며‘경쟁사 흠집내기’라고 강력히 대응하는 등 양사의 신경전은 격렬해지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다툼이다. 반도체 성공 DNA를 디스플레이에 옮기라는 특명을 받은 권 부회장의 행보가 더 바빠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