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청약가능지역 비수도권으로 확대…광역시 중심 실수요자 몰려

입력 2012-09-06 09:30 수정 2012-09-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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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훈풍 꺼지지 않는 이유는

올해 부동산시장 판도는 수도권은 ‘죽을 쑤었고’, 대신에 비 수도권에는 훈풍이 계속됐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수도권의 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수도권 집값은 올 2월과 3월에 각각 전월 대비 -0.1%씩, 4월에 -0.3%, 5월과 6월에 각각 -0.2%, 7월 -0.4%, 8월 -0.3%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6개 광역시 집값은 꾸준하게 상승했다. 다만 7월 들어 보합세를 유지한 뒤 8월까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기타 지방은 8월 들어 전월에 비해 0.1% 상승하면서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이처럼 비수도권 부동산시장에 훈기가 남아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2월부터 비수도권 거주자의 청약가능지역이 시·군에서 ‘도’ 단위로 확대됐다. 국토해양부는 2월 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정부의 청약가능지역 확대조치로 광역시와 인접한 도 지역이 같은 생활권으로 엮이면서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이 공동 청약지역으로 떠올랐다. 그러면서 지역의 중심인 부산과 광주 등의 광역시가 투자처로 실수요자가 몰렸다.

▲광주 첨단2지구가 지역 분양시장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분양시장의 열기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둘러보고 있는 광주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 본보기집 내부. ⓒ현대건설
◇상반기 부산·광주 분양시장…‘인기’ = 올 상반기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중에서 부산과 광주의 부동산시장이 눈길을 끈다. 부산은 청약가능지역 확대방안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확대방안 덕분에 순위 내 청약 자체가 불가능했던 부산 수요층을 끌어 들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부산 집값은 지난 한 해 동안 16.7% 올라 21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가격도 15.2% 상승했다. 올 상반기에도 이런 호황세가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센텀시티가 분양열기를 이어갔다.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와 해운대센텀 두산위브, 센텀 푸르지오가 높은 인기를 누렸다. 동문건설이 5월에 분양한 백양산 동문굿모닝힐의 모든 평형이 순위 내 마감했다. 같은 달 삼정건설의 ‘명지오션시티 삼정그린코아’ 544가구도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했다.

광주지역에서도 본보기집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특히 광주에서 첨단2지구가 인기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이곳에서 올 상반기 12개의 아파트가 분양됐다. 청약 결과는 1곳을 제외하고 모든 곳이 순위 내에 마감됐다.

지난 3월 분양한 첨단2지구 A2 제일풍경채는 536명 모집에 5320명이 몰렸다. 이 아파트는 상반기 광주에서 가장 높은 평균 9.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첨단2지구에 분양한 아파트들은 대부분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역시에 물량이 쏟아져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며 “하지만 청약가능지역 확대 조치와 여러 호재에 힘입어 상반기에 높은 청약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부산 주택가격은 21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세를 누리고 있다.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전경.
◇하반기 부산·광주 분양시장…‘관심’ = 부산에서는 하반기에도 공급물량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10월 첫 분양을 시작하는 명지국제신도시의 호재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강서국제산업물류도시와 다대포연안정비사업처럼 굵직한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서부산권을 주목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원에 640만㎡ 규모로 개발 중인 명지국제신도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오는 2014년 말까지 448㎡ 규모의 부지를 먼저 조성한 뒤 나머지 192만㎡는 2016년까지 마무리 짓는다.

명지국제신도시 내 ‘글로벌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간호대학을 유치했다. 현재 미국 남가주대(USC) 의·약대, 영국의 덜위치 칼리지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 IS동서는 10월부터 ‘명지지구 에일린의 뜰’ 980가구를 분양한다.

광주 분양시장도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2지구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로 지역호재가 있어서다. 더군다나 전세물량 부족으로 인한 매매전환 수요도 예측돼 호황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8월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주(69.4%)로 나타났다. 이어 울산(66.7%), 경북(66.2%) 등의 순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이 오는 8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 ‘광주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 본보기집의 문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수주한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선수촌 아파트는 재건축을 거쳐 공급된다. 전체 3726가구로 미니 신도시급이며 조합원분을 제외한 104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 대구, 분양 성적 ‘글쎄’…미분양은 감소 = 올 상반기 대구의 분양시장 성적은 나빴다. 7개 분양 단지 가운데 2개만 순위 내 마감했을 뿐이다. 올 1월 첫 분양에 들어간 오페라 코오롱 하늘채는 평균 4.9대 1의 청약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했다. 하지만 우방 아이유쉘, 평리 푸르지오 1·2·3단지가 모두 미달되면서 분위기가 위축됐다.

다만 6월 말에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더샵 4차가 순위 내 마감하면서 하반기 시장에 서광을 비췄다. 이시아폴리스와 검단교(가칭), 4차 순환도로 확정 계획, 동대구역 주변 복합환승센터 예정 등의 호재가 하반기 분양시장의 불씨를 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지역 미분양도 줄어드는 추세다. 온나라부동산정보에 따르면 대구지역 미분양은 2009년 1월 2만1560가구로 정점에 달했다. 그 뒤로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감소해 올 7월말 현재 5289가구로 1만6271가구나 줄었다.

실제로 하반기 들어 신규분양 시장도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 청약접수를 받은 ‘월배 아이파크’가 최고 7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단지에 청약자들이 몰리며 평균 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분양시장의 열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이 신규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의 ‘대구월배 아이파크’는 1296가구, 대우건설의 ‘대구복현 푸르지오’는 1199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울산·대전…하반기에 좋아질까 = 금융결제원과 각 업체에 따르면 올 1~6월까지 울산은 8개 단지 중 우정혁신도시처럼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5개 단지만 순위 내 마감했다. 청약이 미달된 3곳은 모두 대형평형이다. 이 중 IS동서가 지난 4월 우정혁신도시에 분양한 ‘에일린의 뜰 3차’ 84㎡A형은 4가구 모집에 1506명이 몰려 37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대전에서는 3개의 아파트만 분양이 이뤄졌다. 3곳 모두 임대 아파트다. 지난해 도안신도시처럼 택지지구에 물량이 폭발적으로 풀리면서 공급과잉이 현실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울산에 분양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울산 내 분양예정인 건설사들은 혁신도시와 울산대교,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롯데그룹의 초고층건물 건립예정 등의 호재를 이어갈 방침이기 때문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 대전은 7월에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지구지정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서다. 대전은 세종시와 가까운 유성구, 노은3지구를 중심으로 자들이 몰림에 따라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계룡건설, 코오롱건설 등은 9월 들어 대전 유성구 노은3지구에 1362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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