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선후보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비박(非박근혜) 경선 주자 4인의 향후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에 맹비난을 퍼부었지만, 모두 결과에 승복하고 정권 재창출에 역할을 하기로 약속했다.
이 중 현직 광역단체장인 김 지사를 제외하고는 3명 모두 캠프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캠프에서 어떤 직책을 맡을지는 추후 발족될 대선기획단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남북 및 외교관계, 안 전 시장은 가계부채 정책, 김태호 의원은 2040표 확장 등을 각각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으로 오랜 기간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됐던 만큼, 원칙을 지키면서도 보다 전향적인 대화국면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남북관계는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서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근혜 후보가 생각하는 대북관계와도 일맥상통한다. 또 중국 등을 방문해 4대강 사업 수출을 주도하는 등 외교력도 평가받고 있어 대북문제를 포함한 국제관계, 외교 문제에도 많은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해소에 올인해 온 안 전 시장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다. 그가 구상하는 가계빚 대책은 기업과 은행들의 기부금으로 100조원 규모의 ‘두레경제기금’을 만들어 저소득층과 영세 상인의 가계부채를 경감해주겠다는 것이다. 또 생계형 가계 부채의 원금 상환을 5년간 유예하고, 이자를 낮추는 방안도 마련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가 부족한 2040세대의 표 확장을 위해 노력을 경주키로 했다. 줄곧 “20~40 유권자가 중요하다”고 말해 온 김 의원은 박 후보의 젊은 세대 지지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선거를 도울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의 캠프 참여가 상징적인 의미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그 안에서 이들의 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현재로선 대선에서 이겨야 하는 박근혜 후보와 향후 당권 또는 차차기 대권을 노리는 비박 인사들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만 친박이 득세한 상황에서 비박이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캠프 규모가 커지고 ‘원조비박’인 이재오 정몽준 의원까지 합류하면 이들 4인의 활동범위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