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징후’ 보험 해약 급증

입력 2012-08-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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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가 팍팍해지면서 보험마저 해약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을 깨면서까지 생활자금이 궁핍해진 서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월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장기보험 해지액은 8조4208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월(7조2천55억원)에 비해 1조2152억원 늘어난 것. 장기보험 해지액이 1년 사이 무려 2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기간 보험사별 해지 증가액은 삼성화재 7000억원, 현대해상 3400억원, LIG손해보험 3300억원, 메리츠화재 380억원 등이다. 한화손해보험 등 나머지 10여개 중소형 손보사까지 합치면 같은 기간 장기 보험 해지 액수는 2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보험 해약이 증가하는 것은 부동산경기 침체와 가계빚 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주택담보대출금 상환 압박이 심해지자 서민들은 빚을 내 빚을 갚은 상황까지 내몰린 것이다.

이에 더해 주식 가격 폭락에다 가계수입 마저 줄어 들어 서민들은 급기야, 최후의 보루인 보험해약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보험 신계약도 눈에 띄게 줄었다.

5대 손보사의 지난 5월 신계약액은 25조7793억원으로 전년 동월(27조9980억원) 대비 2조2187억원 줄었다. 나머지 손보사까지 합치면 3조원 넘게 급감했다.

보험사는 저금리 기조로 역마진 상황에 내몰린데다 보험해약은 증가하고 신계약은 감소해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수익률이 하락한데다 역마진에 부딪친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형사는 버텨도 중소 보험사는 못 버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보험사는 보험을 해약하려는 고객들에게 “급전 때문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원금 회수가 어려운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험 가입 후 3개월 안에 계약을 해지하면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는 만큼 최소 1년 정도는 보험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원금을 100%로 돌려주지 못하는 것은 보험설계사 수수료 등 각종 사업비 때문으로 보험사가 별도 이득을 취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저축성보험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해지 때에는 환급금이 없다. 1년 만에 해지하면 원금의 66%, 3년이면 94%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 5년이 지나야 원금보다 2.8%, 10년이 지나면 20%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또 보험을 해약하고서 나중에 다시 가입하면 보험료가 비싸지고 보장 범위는 줄어들기 때문에 해지시 주의해야 한다.

한편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맞춰 저축성보험 적용 이율을 인하한데 이어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을 낮추는 등 보수적인 경영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또 경기침체 및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보험사들은 앞장서서 공시이율을 낮추고 채권 투자 비중 목표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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