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에 한국 자동차의 EU 수출 ‘우선 감시(prior surveillance)’ 를 요청했다.
EC는 이의 수용 여부 결정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클랜시 통상총국 대변인은 이날 “EC는 한국 자동차 수입에 대한 우선 감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프랑스 정부로부터 접수했다”면서 “EC는 이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C는 관련 규정에 따라 9월 초까지 프랑스의 요청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C가 우선 감시 조치를 취하더라도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에 규정된 긴급 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까지 실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감시 결과가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에 부합해야 하고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FTA 체결 1년여 만에 무역 분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EC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C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석에 대체로 동의했지만 우선 감시 조치와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한국 자동차업체가 우선 감시 대상이 되면 영업활동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지난 3일 올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자동차 판매가 28.5% 늘어나는 등 한국 자동차 판매가 급증해 자국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EU에 우선 감시 조치를 요청했다.
안드레아스 보르자트 현대차 유럽법인 대변인은 “현대차의 유럽 내 판매 신장은 FTA에 따른 관세 인하 덕이 아닌 현대차의 경쟁력 덕분”이라고 반박했다.
보르자트 대변인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신차 등록된 현대 차량 23만2454대 중 12%만 한국에서 생산된 것”이라면서 “70% 이상은 체코 등 EU 내 공장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주요 생산 공장은 체코와 터키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1년 7월 한·EU FTA가 발효된 후 지난 5월까지 한국산 자동차의 대EU 수출은 4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EU의 대한국 자동차 수출은 13% 증가한 7만3000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