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짜릿한 기쁨을 전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지금까지 그녀는 국제무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선수였다.
김지연이 처음 칼을 잡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부터다. 김지연은 “펜싱 규정도 몰랐다”며 “부모님이 크게 반대하셨는데 그냥 언니들과 노는 것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기대와 달리 김지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본의 아니게 플뢰레에서 사브르로 종목을 바꿔야 했고 지난 2006년 고교 3학년 신분으로 첫 국가대표에 발탁됐지만 2009년까지 세계랭킹 포인트가 하나도 없없다.
이번 런던올림픽의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김지연은 2011년 김용율 대표팀 총감독의 추천으로 간신히 대표팀에 합류했다.
아무도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치 못한 김지연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기까지에는 그녀의 땀방울만이 돌파구였다.
김지연은 국내 대회에서 그녀 특유의 투지와 빠른 움직임을 눈여겨 본 김용율 감독의 지도하에 자신의 빠른 발에 맞는 경험을 쌓았다. 165㎝로 키는 작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콩트라타크(역습)와 콩트르 파라드(막고 찌르기)를 연마하면서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상대 검의 움직임을 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주 기술의 위력도 배가될 수 있었다.
이후 김지연은 올해 열린 각종 국제대회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프랑스 국제그랑프리스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 터키 국제월드컵A급대회 개인전 은메달,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 이탈리아 국제월드컵A급대회 개인전 동메달, 중국국제그랑프리대회 개인전 동메달등 상위권 성적을 휩쓸었다.
2010년 세계랭킹이 174위에 불과했던 그는 2011년도에 11위로 수직 상승했고, 올해에는 5위로까지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의 경기 경험은 2012 런던올림픽의 여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로 돌아왔다.
물론 김지연의 펜싱에 대한 열정도 값진 금메달에 한 몫한다. 그녀는 경기가 끝난 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없었냐는 질문에
"동계나 하계 훈련이 참 힘들어 그 때마다 내가 이것을 왜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도 포기는 못 했다. 펜싱을 안하면 계속 생각났다”고 말했다.
김지연은 이어 “나에게는 펜싱이 전부다”며 “메달을 딴 이상 더욱 없어서는 안될 것 같다”고 전해 그녀의 펜싱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보였다.
결국 김지연은 한국 펜싱의 새 역사를 쓰며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섰다. 24살 무서운 신예의 ‘금빛 찌르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