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연일 33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고온 등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은 날씨 예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로 업체의 경영에 막대한 지장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날씨 예측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산업계에선‘날씨 경영’이 대두되고 있다.
조선과 철강업계는 점심시간 연장 등 이미 기온별 근로지침 매뉴얼을 가동했다.
의류업체는 봄·가을 제품 생산을 중단하면서까지 비용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FnC코오롱의 여성복 브랜드 ‘쿠아’는 이상 기온으로 인해 2010년 봄부터 트렌치코트를 생산을 중단했다. 매년 3~4종씩 나오던 간절기 대표 상품이었으나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주·일 단위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해운·항공업은 날씨와 밀접하다. 관련 업체들은 여러 곳에서 취합한 정보를 활용해 결항 및 사고를 예방하고 비용을 아끼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은 기상정보 서비스 회사 두 곳과 계약을 하고 기상 예상도와 추천항로를 제공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종합통제센터를 설립해 기상정보 활용도를 높였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작년 기상 관련 전공자를 채용해 곡물구매팀에 배치했다. 그는 미국 농무부와 곡물 중개업체들의 연구자료를 분석해 구매시점과 물량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수협은 최근 기상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어민들에게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에게 날씨정보를 제공하고 역할은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담당하고 있다. 기상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상기후로 인한 국내 산업계 피해액은 2009년 10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흥원은 또 날씨 경영을 잘못하면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를 손해 본다고 밝혔다. 작년 우리나라 GDP는 1273조원으로 이상기온 피해액은 120조원 가량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찌는 듯한 폭염으로 인해 농촌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축산 농가에서는 가축들 돌보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일부 축산농가는 지하수를 끌어 올려 축사에 물을 뿌리는 한편 선풍기 설치로 소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특히 더위에 민감한 젖소 농가는 진땀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젖소 농가는 하루에 5~6차례 얼음물을 주지만 소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칫 우유생산 및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축산 농가의 근심이 늘고 있다.
이상고온은 인명피해도 초래한다. 폭염으로 인해 취약계층인 노인 사망자가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독거노인 4000명에 쿨매트·선풍기 긴급지원하고 나섰다.
노인 중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2일 기준 올해 폭염으로 사망자한 사람은 7명으로 사망자 대부분이 논·밭·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노인들이었다.
지난 1일 서울에는 올 여름들어 사상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됐고 경북 경산이 40.1도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폭염 환자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기상청은 “폭염이 지속될 때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