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집단소송' 리스크]증권사 "신뢰 잃으면 끝장"…법조인 영입·임직원 교육 총력

입력 2012-08-01 09:32 수정 2012-08-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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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강화' 올인…현대證·우리자산·신한금융 등 법조인 출신 감사 잇따라 영입

금융업은 고객의 신뢰를 먹고사는 대표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답합과 국민주택채권 담합 의혹 등 여러 가지 담합설과 크고 작은 소송건으로 금융투자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도 일부 증권, 운용사는 소송중에 있지만 대다수는 고객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인식하고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와 위기관리 대응을 강화해 소송 리스크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법조 전문가를 감사로 영입하거나 전 업무 영역에 재배치는 물론 임직원 교육에도 올인하고 있다. 또 최근 상품개발과 IB등 전방위 업무 영역으로 컴플라이언스업무가 강화중인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최근 국민주택채권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여의도 증권가.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고객신뢰를 위해 컴플라이언스 업무 강화를 꾸준히 강화해오고 있다.
◇법조인 사외이사, 관련 전문가 모시기 한창 = 올 증권가 주주총회에선 전직 법조인의 신규 감사 영입이 두드러졌다.

실제 현대증권이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SK증권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장검사를 지낸 이승섭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또 유진투자증권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외사부장 검사 출신인 이홍재 변호사를 검사로 추천했다.

여기에 우리자산운용도 위기관리 시스템 강화 차원에서 6월 주총 당시 법조인 출신 김성진 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김 사외이사는 서울 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장검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 4부장검사를 거쳐 현재 로펌 이촌의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

법조인들의 잇단 감사직 접수는 금융투자업계의 내부통제 기능 강화 움직임과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법을 다룬 법조인 출신들의 감사 영입을 통해 선제적 준법감시 업무는 물론 소송, 자문, 업무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리란 기대가 큰 것.

특히 대형 증권사를 주축으로 각 증권사마다 소송이나 법적 완비를 강화한 변호사 출신 전문 인력 영입도 줄을 잇는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법무팀 변호사 4명과 IB전담 변호사 1명 등 총 5명의 수준 인력을 운영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룹 지주사 차원의 법무지원을 위해 지주회사 변호사도 추가 충원 할 예정”이라며 “올 상반기는 거래소의 시장감시위원회 불공정 거래 감시 협조를 통한 모니터링팀 인력 5명을 포함해 자금세탁 방지 관련 적출시스템 업그레이드 관련 직원교육 등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KDB대우증권도 최근 법률적인 이슈 증대에 따라 올해만 로스쿨 출신 3명, 사법고시 출신 3명 등 총 6명의 변호사를 신규 채용했다. KDB대우증권 김기범 사장은 “기업금융, M&A, IPO등 실무 관련 부서로 각 담당 변호사 출신 인력들을 재배치 시켜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팀 단위로 컴플라이언스가 잘 운영중인 곳으로는 동양증권도 손 꼽힌다. 이 회사는 각종 위기관리 대응을 컴플라이언스팀을 통해 능동적으로 대응 중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효율적인 소송, 자문업무 수행 등을 위해 자체 변호사와 최우수 법무법인 소송 위임 등을 지원하며, OTC(장외파생상품업무), 리테일 업무 등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노력중”이라며 “특히 IB부문에서도 기업재무와 관련한 전문적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법률 환경 변화에 따른 IB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진행 과정에서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능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올 해로 출범 12년차에 접어든 우리투자증권의 컴플라이언스부도 임직원들의 투명한 선관의식 강화와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 주목받고 있다.

◇불완전판매 및 금융사고 차단 임직원 교육도 후끈 = 법조인 전문인력 영입과 함께 금융투자업계 임직원들의 컴플라이언스 교육도 강화 추세다.

2002년 5월 윤리강령을 선포한 후 윤리강령행동지침을 제정한 한국투자증권은 컴플라이언스부와 감사실 혐업으로 △임직원 윤리준법교육 △사전감사시스템운영 △금융사고 예방강화 △영업점 알림시스템 등의 시행을 통해 부정비리를 예방하고 윤리경영 구축에 열심이다.

특히 윤리경영 교육 가운데 최근 다양한 금융상품 홍수 속에 불완전판매를 차단하는 ‘사고예방’(Compliance Service)교육이 눈길을 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사고 예방 강화 조치로 금융투자상품 불완전 제조 및 판매시 해당분야 수익를 보류하는 제도를 실시중”이라면서 “이는 불완전 판매에 따른 투자자 보호와 함께 회사 투명성을 제고시키며 민원 및 소송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초 작업”이라고 전했다.

KDB대우증권도 금융사고예방 및 준법문화 조성을 위해 2003년 3월부터 매월 첫 째 수요일을 ‘윤리, 준법의 날’로 제정해 윤리, 준법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중이다. 또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방지를 위해 동영상 교육 및 매월 영업점 자체교육도 진행한다.

운용업계 중에선 우리자산운용의 임직원 교육 강화가 두드러진다. 기본적으로 금투협 규정상 연 4시간 이상 내부통제교육이 의무적인데 우리자산운용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현재 상, 하반기 각각 2회(회당 2시간)이상의 교육을 진행중인 것.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매월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컴플라이언스팀에서 ‘컴플라이언스팀과 함께 하는 윤리경영이야기’라는 온라인 책자를 발간해 전 임직원한테 배포중”이라면서 “이 책자엔 윤리 경영에 도움이 되고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내용과 기업의 사례들을 통해 직원들이 윤리경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의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지난 27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증권업계 민원, 분쟁 현황’에 따르면 총 863건의 민원 분쟁이 발생해 전년 동기 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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