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스타트'가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그 해결책을 내놨다.
바로 걱정을 안 하면 된다는 것이다.
볼트는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걱정하면 할수록 더 나빠지는 것 같다"며 스타트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단거리 선수로는 키가 큰 편(196㎝)인 볼트는 긴 다리로 스타트 블록을 치고 나가 최대 속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볼트는 초중반 이후의 폭발적인 스퍼트로 이를 극복해왔다.
하지만 스타트에 사용되는 시간을 줄여 전체 기록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 왔다.
여기에 너무 신경 썼던 나머지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는 부정출발로 실격당하기도 했다.
이후 거의 1년 동안 볼트는 출발 속도 개선을 위해 힘을 쏟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달 열린 자메이카 대표선발전 100m와 200m에서 팀 동료이자 새 경쟁자인 요한 블레이크에게 1위를 내주기도 했다.
"코치와 앉아서 얘기를 해봤어요. 코치가 그러더군요. 걱정은 그만하고 그냥 경기나 해라. 그게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제 작전입니다. 스타트 같은 건 잊어버리고 그냥 레이스나 똑바로 하는 거죠."
한동안 그를 괴롭혔던 허벅지 부상에서는 거의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힌 볼트는 의외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본인의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욕심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008년의 타이틀을 방어하는 데 신경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100m와 200m에서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만이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전설"이 되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가 타이틀을 방어하고 전설이 되려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훈련 파트너이던 팀 동료 블레이크 외에 이전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사나이로 불리는 타이슨 게이(미국),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저스틴 게이틀린(미국) 등이 가공할 경쟁자들이다.
볼트는 블레이크에 대해 "그는 나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이지만 큰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자신만만해했다.
자신감은 인터뷰 말미에서 더 돋보였다.
"내가 일단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 아무도 날 앞지를 수는 없어요.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그런 게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는 걸 아는 거죠. 걱정은 없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