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5~6월 주총 시즌에 외부 전문가들이나 전직 CEO인사 위주로 선임됐던 운용사들의 최고 사령탑 트렌드도 올 들어 바뀐 추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신규 선임된 운용사 CEO들 가운데 내부 출신 CEO들의 잇딴 영전이 줄을 이었다. 실제 NH-CA, 동부, 유리, 에셋플러스, 유진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 신임 CEO들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내부 살림 사정을 잘 아는 임원들이 지휘봉을 잡은 것.
지난 2월 선임된 NH-CA자산운용의 이종환 대표와 동부자산운용의 오재환 대표, 그리고 최근 선임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양인찬 대표 모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전격 영전된 사례다.
실제 이종환 대표가 이끄는 NH-CA자산운용의 효자상품인 ‘NH-CA 1.5배 레버리지펀드’는 업황악화속에도 1조원에 육박한 설정 규모를 자랑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양인찬 대표는 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의 설립 멤버로 참여해 회사의 기틀을 다지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평가다. 그는 2008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이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쳐 최근까지 부사장을 역임했다.
양 대표는 “회사의 본질인 직판 의미를 살리면서 좀 더 투자자들과 다양한 경로로 소통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워나가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최근 두 달간 전현직 운용사 CEO 20여명을 대상으로 신임 CEO 공모작업을 진행했던 유진자산운용도 결국 마케팅 담당 조철희 전무를 지난 29일 새 대표로 선임했다. 조 대표는 운용업계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로 손 꼽힌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 측에서 60년생 이후 출신에 마케팅과 운용능력에 능한 외부 전문가를 오랜 시간 공들여 물색했지만 결국 내부출신인 조 전무가 가장 적임자란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유리자산운용도 지난 5월 모회사인 부국증권의 김경석 부사장을 신임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워진 업황을 맞이해 운용사 내부적으로 외부 전문가들 보단 대다수 내부사정에 밝은 실무형 CEO들의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 보인다”며 “아무래도 내집안 사정은 내집 식구가 제일 잘 알기 마련이지 않겠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