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 지분 69.99%를 가진 비스티온이 나머지 지분 30%를 공개매수,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고 5일 밝히면서 그 성공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상장폐지를 위한 관건은 역시 공개매수의 성공. 상장폐지를 위해 비스티온 측은 지분율 95%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지분율 9.81%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이 공개매수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비스티온이 제시한 가격은 주당 2만8500원. 국민연금은 지난 2009년 5월8일 한라공조 보유 지분이 5%를 넘겼다고 처음 공시했다. 당시 취득 단가는 주당 8457원이었다. 이후 장내 매수를 통해 총 4차례에 걸쳐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일단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비스티온이 제시한 조건에 한라공조 지분을 넘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라공조의 적정 가치는 주당 3만2400~4만9700원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매각하기에는 비스티온이 제시한 가격이 충분히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다른 주주와는 달리 홀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의 부담을 의식해 공개매수에 응하는 등 지분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이번에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더라도 다음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받아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개매수 성공여부와 더불어 현대ㆍ기아차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스티온 지분의 최대 주주는 지분율 4.57%의 조지소로스펀드. 헤지펀드와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의 지분율이 49.45%에 달하는 만큼 한라공조 지분을 장기간 보유하기보다는 차익실현 뒤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ㆍ기아차가 한라공조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라공조의 매출 대부분이 현대기아차에서 나와 다른 자동차업체에는 큰 매력이 없는데다, 이 부문 생산 시스템이 없는 현대기아차가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농협증권의 이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장기적으로 한라공조 외의 대안을 찾아 어떤 형태로든 공조 사업에 진출할 명분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국내 경쟁사로는 두원공조가 있지만 기술력이나 생산성 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당장 한라공조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