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유럽 그리고 러시아까지~ 시원한 음악 소나기”

입력 2012-07-04 15:29 수정 2012-07-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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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월드뮤직DJ가 선곡한 13개국17팀17곡의 신나는 음악여행

JALLA CLUB No.2 "Celebrating The Colour of the World"

이 음반은 남미, 유럽, 러시아 등의 민요들을 모던하게 리믹스 혹은 컴파일한 월드뮤직 선곡집이다. 만약 당신이 월드뮤직에 흥미로워 한다면 이 음반에 관심을 둘 만 하다. 더군다나 거기에 범위를 좁혀 최근 유럽의 주요 도시들에서 소위 '먹히는', 그리고 클럽에서도 통할 댄서블한 월드뮤직 음반을 찾고 있다면."얄라 클럽 No.2 (JALLA Club No.2)" 앨범은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은 여타의 음반들과는 좀 다르다. 일반적인 컴필레이션 음반이 만들어지는 과정과는 좀 다른 면모를 지녔기때문이다.이 음반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독일 뮌헨 기반의 '얄라!월드뮤직클럽(JALLA! World Music Club)'이라는 클럽나이트의 존재이다. 본 음반은 바로 이들이 평소 행하는 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얄라! 월드뮤직클럽을 만든 이들은 "Global Fusion Sound System"라는 팀명으로 활동하는 디미트리(DimitriVoulgarakis)와 루펜(Rupen K. Gehrke) 두 사람이다. 세계적인 월드뮤직 DJ로 통하며, 실력파 선곡자로 알려져 있는 이들은 얄라! 월드뮤직클럽의 모든 음악을 책임지는 브레인으로써, 에쓰닉한 음악을 일정한 음악적 라인에 맞춰, 춤추기 좋은 리듬을 입혀 클럽무드를 만들어 주는 도시적인 믹스를 창출해 내는데 발군의 감각을 지녔다.

이들은 일정기간마다 독일 뮌헨의 몇몇 장소에서 월드뮤직 파티를 열곤 하는데, 일렉트로닉/댄스음악이 난무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클럽음악을 거부하는 성격의 이파티들에서 레개(Reggae)나발칸 비트(Balkanbeats)를 필두로 아라빅&라틴사운드(Arabic & Latin Sounds), 덥(Dub), 아프로 트랙(Afrotrack) 등 최근 유럽에서 유행하는 월드뮤직의 거의 모든 스타일을 위시하여 여러 종류의 에 쓰닉(ethnic) 사운드에 클럽음악의 고유의 특징을 입혀 혼합한 전자적인 믹스음악을 청자들에게 제공하여 호평을 받았다.

이와 같이 특정장소에서의 라이브 액트 뿐만 아니라 이들이 평소에 즐겨 선곡하고 리믹스하는 곡들을 모아 컴필레이션 시리즈를 내오고 있는데, 그것의 일환이 이 앨범이다. 더불어 이들이 플레이 하는 음악을 따로 구하고 싶어하는 클러버들의 큰 요청들이 이 컴필레이션 시리즈가 탄생하는데 원동력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찌 보면 리스너들의 요청이 음반기획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앨범의 수록곡들을 눈여겨 보면 이들이 전통음악(traditional music)에 갖는 애정도가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평소 전통음악을 모던한 비트로 리믹스 /연주하는 것을 즐긴다는 이들의 인터뷰 내용이 그대로 수록곡들에도 녹아 있는듯 하다.이런 성향은 얄라 클럽의 소속 밴드Jalla Banda가 직접 연주한 곡인 'Czardas'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앨범의 몇몇 다른 곡들도 살펴보자면, 머릿곡은 포루투갈의 'Bella Ciao'는 전통음악이 구전되어 전파된 노래로서구의 좌파 진영이 즐겨 불렀던 투쟁가이기도 하다. 앨범에 수록된 Motive! 버전의 매우 흥겨운 업비트 연주가흥미롭다. 다섯 번째로 실려있는 네델란드의 'Limonchiki'는 작년 한국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던 Amsterdam Klezmer Band의 동명 타이틀 앨범에 실렸었던 곡인데 원곡에 비해 살짝 업비트로 리믹스된 버전이다.자라섬에서 보았던 밴드의 에너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트랙이다.Mama Diaspora vsYuriyGurzhy의 'Secrert Agent'는 러시아 곡으로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를 자랑하는,중독성 강한 팝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 곡들을 포함하여 모두 13개국 17팀 17곡의 트랙이 음반을 촘촘히 메우고 있는데 모든 곡들이 월드뮤직 애호가와 클러버를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퀄리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개중에는 익히 들었을 법한 곡들도 제법 많이 포함되어 있어 생소한 월드뮤직 컴필레이션이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더불어 댄스플로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월드뮤직 감상용 음악으로도 손색이 없는 구성이라 평하고 싶다.

잘 기획된 여러 컴필레이션 시리즈들이 일반 앨범들보다 더 좋게 느껴질 때가 있다. 월드뮤직계열 음악을 장르, 체계별로 소개하는 '푸투마요 (Putumayo)' 시리즈, 라운지 컴필의 모범사례 '호텔 코스테 (Hotel Costes)'와 '부다-바 (Buddha Bar)' 시리즈, 여행이란 주제로 세계 각지의 월드뮤직을 소개하는 우리나라의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 등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이와 같이 장르 혹은 특별한 컨셉에 천착하여 잘 기획된 모음집 시리즈들을 접하면서 이런 모습이 컴필레이션 음반들이 나아갈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는 뮤지션들이 땀 흘려 만드는 작품 하나하나도 매우 중요하지만 적정한 주제하에서 그에 맞는 곡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선곡자들의 능력도 중요하다는 인식도 함께했다.

대중음악연구자 로이 셔커(Roy Sherker)가 그의 저서 에서 "월드뮤직은 아마도 대중 음악의 어떤 다른 형태보다도 혼종화(hybridization)와 음악적 문화화의 과정에 열려 있다"라고 썼다. 뭔가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일반적인 서구 음악보다 월드뮤직은 그래서 더 광범위한 스타일과 위상을 지닌다. 그러한 월드뮤직의 특성을 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고 일반 대중들에게 접근성을 더 높여 준 점에 있어 이 앨범의 선곡자들의 역량을 높게 평가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앨범으로 하여금 그렇고 그런 여타 컴필레이션 앨범과 구분되는 변별력을 가지게 한 지점이 아닐까 한다.JALLA Club 컴필레이션은 아직 시리즈의 역사가 오래지 않지만 "댄서블한 월드뮤직 컨셉의 모음집"이라는 특징에 있어서는 앞으로 독보적인 시리즈가 되리라 조심스럽게 예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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