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군살빼기’나선다

입력 2012-07-03 11:06 수정 2012-07-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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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선택 위한 조직개편…“성장 위한 성장통”

국내 게임업계의 ‘군살 빼기’가 궤도에 올랐다. 주요 업체들은 사업 성장성이 높은 부서는 과감히 키우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NHN한게임,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한게임은 지난 2일 스마트폰게임 사업본부와 온라인게임본부 통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은상 한게임 대표가 통합된 게임본부를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힘이 실렸다.

최근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매출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두 분야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본부 통합이 이뤄진 것이다.

한편 한게임은 일련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합과정에서 자연스런 인력이동, 혹은 인력 이탈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넥슨의 지분인수와 블레이드앤소울의 흥행으로 냉탕온탕을 맛본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음악, 웹비즈니스 등 5개 부문을 폐지했다. 엔씨는 상대적으로 넥슨의 취약분야인 MMORPG에 집중해 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강점인 캐쥬얼게임과 이를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시장 공략을 병행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도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부 개발조직을 법인 형태로 분사시키며 조직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조직개편을 통해 개발인력을 대거 모바일 분야에 투입하며 스마트폰 및 스마트 디바이스 게임분야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국내 게임업체 뿐 아니라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게임업체에서도 진행됐다.

지난 4월 블리자드가 대규모 조직개편 및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블리자드코리아도 직격탄을 맞았다. 블리자드의 인기작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인력 감축의 여파가 한국지사에까지 미친 것이다. 블리자드코리아는 약 100여명의 인력을 감원하며 군살빼기에 나섰고 최근 디아블로3의 흥행 성공으로 한시름 덜은 상태다.

EA코리아도 올해 초 모바일 사업에서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 못하자 EA모바일 코리아를 통합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인력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게임업체의 조직개편과 인력 이탈 및 감축을 성장통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막대한 개발비를 통해 탄생한 일부 대작 외에는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게임의 숫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향후 온라인 게임시장을 대체할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와 이를 등에 업은 넥슨의 독주로 인한 게임업계 전반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게임업체의 인력이탈, 조직개편 및 M&A도 활발해 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위 대작게임들의 잦은 실패와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은 업계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선택과 집중을 위한 업체들의 군살빼기는 하반기에도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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