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삼성전자가 또 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신경전의 발단은 KT 가 최근 인터넷과 IPTV 서비스에 신규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LG전자의 TV 를 끼워주는 약정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KT의 마케팅에 대해 “통신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통신사의 영향력만 높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반발지만, KT는 “일시적인 프로모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전체 TV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맞받아쳤다.
KT와 삼성전자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례로 최근에는 망 이용대가를 둘러싸고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 이용고객들을 대상으로 일시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양사 고위 임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거치면서 자사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KT의 인터넷 접속 제한 조치에 대해 경고했지만, KT의 망 이용대가 주장은 지속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양사의 신경전 역사를 2009년 KT 이석채 회장이 본격적으로 아이폰을 도입, 국내 휴대폰 시장 생태계를 스마트폰 중심으로 전환시킨 시점으로 보고 있다.
피처폰 중심이던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하지만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휴대폰 시장에는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삼성전자도 옴니아를 필두로 갤럭시 시리즈까지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당시에는 아이폰을 따라잡기가 역부족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KT가 아이폰 보조금을 국산폰보다 더 지급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했지만 KT는 삼성전자가 불이익을 가하고 있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이후 양사는 특정사업에서 협력을 지속하면서 화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이 회장은 지속적으로 “무임승차는 없다”며 망 이용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와 IT기기 생산업체인 양사가 특정 사안때문에 등을 돌리기에는 양사가 입을 손해가 너무 크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결국 양사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기 위해서는 ‘사례별(case by case)’로 접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등사례가 반복되다보면 향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협력방향이 흘러갈지도 모르는 일.
재계 관계자는 “KT와 삼성전자의 갈등과 협력이 반복되는 사례를 보면 역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라는 말이 진리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