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360도CC의 기발한 발상...“타수만큼 그린피 내세요”

입력 2012-05-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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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퍼들의 수준을 믿습니다.”

오는 14일 정식 개장하는 360도CC(대표이사 정유천·www.360cc.co.kr)의 고재경 총지배인(전무이사)의 말이다.

국내 골프장에서 처음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친만큼 돈을 내라는 것. 골퍼가 그날 18홀을 돌아 나온 타수만큼 그린피를 내라는 얘기다. 1타에 1300원. 100타를 치면 13만원인 셈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퍼블릭코스로써 좀더 다른 생각을 해본 겁니다. 골프가 지닌 속성상 골퍼 스스로가 룰을 지키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플레이를 한다는 원칙을 도입해 본 것이죠.” 고재경 지배인의 말이다.

이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15만원, 주말은 20만원이다. 경기도 여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린피가 다른 퍼블릭코스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그래서 시험운영한다. 골퍼 스스로가 그린피를 책정한다는 차원이다. 기간은 일단 8월말까지로 정했다.

문제는 2가지. 하나는 타수를 속이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친 타수를 모두 적을 경우 만일 150타가 나오면?

골프장측은 상한가는 정해놓을 계획이다. 특히 그린에서 기브나 오케이 거리를 둔다. 때문에 두번째는 쉽게 해결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친 타수보다 덜 적을 경우 어떻게 제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국내 골프기자 1호 최영정씨(81·전 조선일보)와 “골퍼중 단 한번도 볼을 터치하지 않고 친 사람이 있을까”하고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아마도 그런 골퍼가 있다면 ‘희귀종’일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사실 골프는 경기로 가장 양심이 요구되는 스포츠중 하나다. 물론 일반인이 잘못알고 있는 심판도 있다. 경기중에는 동반자끼리 마커가 되고, 룰에 관해서는 경기위원이 판정을 내린다. 그러니 이제까지 정설로 믿어진 심판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상황에서 18홀을 돌면서 있는 그대로 타수를 적어내는 고객이 몇명이나 될까.

특히 첫홀에서 ‘일파만파’나‘일파세파’가 유행하는 요즘 친 타수와 적는 타수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파만파는 한 사람이 파를 하면 전국에서 그날 골프를 치는 사람은 모두 파. 일파세파는 한국에서 한 사람만 파를 해도 전 세계에서 골프치는 사람은 첫홀이 파라는 얘기다.

접대골프를 비롯해 체면을 중시하고 가까운 곳을 선호하며 그린피를 신경쓰지 않는 사람은 관계가 없다.

하지만 1만원만 그린피가 싸도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골퍼들은 사정이 다르다. 멀리건을 쓰고, 해저드에 들어가면 페어웨이 한가운데 놓고 치며 3퍼팅을 하면 대개 기브를 준다. 특히 ‘양심의 눈’만 질끈 감으면 3~4만원은 쉽게 줄이는데하고 생각하는 순간 모두 공범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캐디가 공정하게 적으려고 할 것이다. 이때문에 캐디와 골퍼간의 시비도 종종 발생할 터. 즐겁게 놀러 온 골퍼들은 이로인해 기분 망치고 집에 돌아 갈 것이 뻔하다.

실효성이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자칫, 360도CC에서 싱글플레이어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싱글핸디캡을 원하면 360도로 가라’는 말이 유행할는지도 모른다.

이미 웬만한 회원제를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360도CC(경기 여주)는 18홀 퍼블릭 코스로 블랙스톤 이천GC를 설계한 브라이언 코스텔로가 코스를 디자인했다. 클럽하우스는 유명 건축설계가 승효상씨의 작품이다. 페어웨이와 티잉그라운드는 양잔디인 켄터키블루, 그린은 벤트그라스, 러프는 발목이 푹푹빠지는 파인 페스큐로 식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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