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공격적인 엔고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도요타는 차세대 친환경차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일관 생산할 계획이다.
철저한 현지화로 생산을 분산해 엔고로 인한 손실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그동안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일본 내 개발을 고수해온 도요타의 방침에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오는 2015년부터 미국과 중국에서 하이브리드차를 핵심 부품에서부터 완성까지 일관 생산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작년 가을 가동한 미시시피공장 등 기존 공장을 활용해 연 1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인버터 등 일부를 제외한 핵심 부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현지 연구개발(R&D) 기지에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핵심 부품을 개발키로 했다.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는대로 현지 업체와 합작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립 생산은 이미 작년부터 시작했으며, 2015년 경에는 신형 하이브리드차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가 기밀 유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에서 일관 생산을 결정한 것은 엔고로 인해 친환경 차량의 보급이 더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 실적은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전체 판매 실적의 20%를 차지했다.
반면 세계 1, 2위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는 부진이 계속돼 디젤 엔진차로 점유율을 늘리는 미국 유럽 한국 기업에 밀리는 형국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유가 상승으로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차는 전년을 웃도는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그러나 엔고로 인해 남는 것 없는 장사를 계속해왔다.
도요타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유망한 차종의 생산은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앞서 도요타는 태국에서는 프리우스를, 영국에서는 소형차 오리스 조립을 각각 시작했다.
앞으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핵심 부품 생산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