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드라이빙은 이런 장애물을 피하고 험한 길을 헤치는 데 매력이 있다. 잘 뻗은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것 이상의 감흥이다. 길이 아닌 곳을 달리면서 우리는 일련의 해방감도 느끼기 때문이다.
일반 승용차가 함부로 범접하지 못하는 오프로드 드라이빙. 사륜구동 SUV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에 대해 알아보자.
◇험한 길 헤칠 때마다 아드레날린 솟구쳐=자동차는 다양한 목적을 지녔을 때보다 특정 목적에 치중할 때 돋보인다. 누구나 타는 범용차보다 스포츠카나 오프로더 등 전용 목적을 지닌 차가 매력적이다.
길거리에 SUV가 차고 넘친다. 물론 출고부터 폐차까지 단 한 번도 흙길을 밟아보지 못한 차가 대부분이다. 네 바퀴를 구동하는 4WD보다 앞바퀴 혹은 뒷바퀴만 굴리는 2WD가 대세인 것도 이런 이유다. 동시에 SUV는 본연의 매력은 점차 잃어가고 있다.
SUV 역시 마찬가지다. 차 능력에 걸맞게 험로에서 제 성능을 발휘할 때 가장 SUV답다.
이런 오프로드 드라이빙은 2차 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전쟁물자로 대량생산된 SUV는 전쟁후 민수용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시장에 나온 SUV는 생경했다. 그러나 일부 마니아를 중심으로 일반 승용차와 구별되는 험로주행 특기가 이후 특정 마니아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미국의 지프(Jeep)와 영국 랜드로버(Landrover)는 SUV 역사에서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들은 같은 목적을 지녔으되 각각 서로 다른 특성으로 발전했다. 전세계 수많은 SUV가 이 두 모델을 참고해 개발되기도 했다.
이제 셀 수 없이 많은 SUV가 개발됐지만 여전히 SUV 역사에서 이들의 존재는 뚜렷한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이후 동아자동차로 사명이 변경되고 쌍용그룹이 동아자동차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쌍용차의 역사가 시작됐다.
쌍용차가 코란도를 앞세워 SUV시장을 개척했다면 이를 확대한 것은 현대차 갤로퍼다. 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이 개발한 갤로퍼는 SUV 대중화의 주인공이었다. 이미 성능과 내구성이 검증된 일본 미쓰비시 ‘파제로’가 밑그림이었다. 지옥의 랠리로 불리던 파리-다카르 랠리를 휩쓸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세계 최초의 컴팩트 SUV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1981년 도쿄모터쇼에 선보인 1세대 스포티지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투박하고 커다란 SUV만이 넘치던 시절, 작고 둥글둥글한 소형 SUV는 기아차가 최초로 소개한 SUV 컨셉트였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발빠르게 스포티지의 컨셉트를 베껴 차를 만들었다. 당시 기아차는 상품기획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2000년대 들어 트럭을 베이스로 개발한 SUV들이 조금씩 개발향방을 바꿨다. 도심에서 편하게 탈 수 있는 성능과 승차감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이후 관련법규가 바뀌면서 SUV는 더 이상 ‘차값이 비싼 대신 유지비가 저렴한 차’라는 매력을 잃었다. 경유가격이 올랐고 7인승은 다인승 승용차로 분류되며 단계적으로 세금이 올랐다. 2005년을 전후해 국내 SUV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 이유였다.
반면 자동차가 다양해지면서 SUV는 더 이상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우지 않았다. SUV 본연의 매력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SUV 오너의 반열에 속속 올라서고 있다.
2WD 방식의 SUV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최저지상고와 디젤의 강력한 토크를 앞세워 승용차가 못 가는 길을 달릴 수 있다. 물론 4WD라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