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규모의 국민 혈세를 투입하고서도 민자 사업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특혜를 보장해 준 서울지하철 9호선 사업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9호선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이 부족해 공공시설을 건설하지 못할 경우 민간자본이 투자한 후 운영하도록 해 수익을 갖게 하는 BTO(Build Transfer Operate) 방식으로 건설됐다. 그러나 상세 내역을 들여다보면 민간투자사업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투자 비중이 공공에 쏠려 있다.
서울시와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서울시가 9호선을 건설하는 데 사용한 공사비는 모두 3조4600억원으로, 국비 1조1641억원(33.64%), 시비 1조7501억원(50.58%)이 투입됐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주식회사는 나머지 5458억원(15.7%)만 투자했고, 이중 3787억원(당시 기준)은 차입에 의한 투자여서 자기자본은 1671억원에 불과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중이던 2006년. 서울시가 대형 민자사업에 대해 MRG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지하철 9호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석연치 않는 점이 적지 않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1대 주주인 현대로템(지분율 25%)과 2대 주주인 맥쿼리한국인프라(24.5%)가 지분의 절반 가량을 갖고 있다. 본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울트라컨소시엄이 돌연 사업포기각서를 제출하고 이들 회사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2005년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기간과 겹친다.
특히 운용자산 1조8000억원 규모로 도로·항만·지하철 등 14개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를 운용하고 있는 맥쿼리자산운용에 대해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 조카 지형씨가 과거 맥쿼리IMM자산운용 대표였다는 사실까지 부각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측과 맥쿼리자산운용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상득 의원의 첫째 아들인 이지형씨가 2002년 부터 2007년까지 국내 대표로 있었고, 맥쿼리IMM은 맥쿼리 인프라와 사업간 교류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시의원 등이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지형씨는 2000년 3월24일 맥쿼리 IMM에 이사로 취임한 후 이명박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직후인 2002년 9월23일 IMM 대표이사로 취임해 2009년 3월24일까지 맥쿼리IMM(2007년 9월28일 이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맥쿼리인프라와 맥쿼리IMM는 호주맥쿼리자본의 금융계열사로 중구 소공동 110번지에 나란히 입주해 있었다는 점에서 의혹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