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 참 괜찮아도... 막상 투표소에 가면 이게 어쩔 수가 없는기라. 민주당에 손이 안가는데 어칸단 말이고”
5일 오후 김해시 김해도서관 근처 편의점을 찾은 어느 중년 남성의 한마디다. 걸쭉한 사투리로 지역 민심을 얘기하는 그의 한마디는 부산·경남지역 민심을 대변하는 듯 했다. 과연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인물’과 ‘새로운 바람’을 내세운 민주통합당이 의석을 가져갈 수 있을까. 현장에서 지켜 본 지역 민심은 ‘해볼만 하다’로 압축된다.
민주당은 일명 ‘낙동강 벨트’라고 불리는 부산 사상을, 사상구, 북강서을에 각각 조경태, 문재인, 문성근을 투입해 승리를 노리고 있다. 김해에도 민홍철 후보와 노무현정부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후보를 내세워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김해와 북강서 지역을 방문해 지원유세에 돌입했다. 한 대표는 오후 5시께 가야문화축제 행사장을 찾아 김경수(김해갑)·민홍철(김해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간이천막으로 만들어진 행사장 내 음식코너를 일일이 돌며 자당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당초 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지만 지역 민심은 한 대표의 어깨를 춤추게 했다. 음식코너에 있던 다수의 중장년층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절대 안찍을끼라”, “걱정 마이소. 이젠 다르다 아입니꺼”라며 힘을 불어 넣어줬다.
이런 바람은 북강서갑·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롯데마트 화명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한 대표를 반기는 부산 시민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특히 이날 유세에는 문재인 특별선대위원장이 참석해 한명숙-문재인-문성근의 ‘삼각편대’가 출동하는 자리가 됐다. 한 대표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거대한 야당의 폭주’라는 말을 했다”며 “보수층 결집을 위해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롯데마트 앞에 모인 100명이 넘는 시민들은 한명숙과 문재인, 문성근, 전재수를 연호했고 일부 시민들은 선거송에 맞춰 기차놀이를 하는 등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여전히 이 지역은 새누리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한 대표가 느낀 호의적인 민심은 그리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김해에서 한 대표 팬이라며 악수를 청한 한 아저씨의 말에서 민주당은 부산·경남지역 승리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마 수고 좀 하시고 투표율 좀 꼭 끌어올려 주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