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 나선 무소속 후보들이 정당을 등에 업은 후보들과의 일전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소속 당에서 낙천, 탈당한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당 타이틀을 내려놓으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다. 이들이 봉착한 난관은 한솥밥을 먹었던 후보와의 거친 신경전, 조직력과 자금력 열세 등 한둘이 아니다. 이들이 무소속의 설움을 딛고 설욕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출신 현역으로서 지지율 강세를 보이는 후보는 유정현(서울 중랑갑) 이윤성(인천 남동갑) 정미경(수원 권선을) 후보 등이다. 이명규 후보(대구 북갑) 등은 무소속 단일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 나온 현역으론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박주선(광주 동구) 조영택(광주 서갑) 후보 등이 선전 중이다.
이들 현역들은 각각 자신의 지역구 사수에 나서 친정 후보들의 표를 잠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제의 동지’였던 후보들이 서로를 물어뜯는 신경전은 혈투에 가깝다. 정미경 후보는 18대 국회를 함께 했던 새누리당 배은희 후보를 “당의 말을 안 듣는 나를 제거하려고 보낸 거지, 당선시키려고 보낸 게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조영택 후보는 자신에게 ‘공천에 불복해 정치도의상 범법자’라고 비난한 민주통합당 박혜자 후보를 향해 “최약체 후보가 어부지리로 경선도 없이 공천권을 줍다시피 해놓고 도둑이 매를 든 뻔뻔스런 발언을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하지만 이들 무소속 현역 사이에선 당선 뒤 복당하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당의 뒷받침 여부는 의정활동에 있어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성엽 후보(전북 정읍)는 “반드시 승리해 민주당에서 보내 온 꽃가마를 타고 복당할 수 있게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진성호 후보(서울 중랑을)는 애초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4주 뒤 새누리당에서 뵙겠다”고 밝히는 등 당선 후 복당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은 어렵겠지만 영·호남은 지역구도의 특수성 때문에 무소속 후보들이 해볼 만하다”면서 “이들은 당선 후 복당이 안 되면 다음에 또 유력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 등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열이면 열 복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