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최근 정치권에서 쏟아지고 있는 포퓰리즘 정책을 검증하기 위해 복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복지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재정부는 정당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로 나온 복지공약을 모아 추계해 보면 추가 비용이 1년간 43조~67조원, 5년간 220조~340조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1년치 비용만 봐도 전년 대비 올해 복지지출 증가액(6조2000억원)의 7~11배다. 세금을 감면해 주는 조세지출제도까기 고려하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 늘어만 가는 복지예산 = 현 정부 들어 복지지출 증가율은 총지출 증가율을 계속 웃돌았다. 올해 예산만 봐도 총지출을 5.3% 증액할 때 복지지출은 7.2% 늘렸다.
복지지출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25.9%(61조원)에서 2008년 26.2%(69조원), 2009년 26.6%(80조원), 2010년 27.7%(81조원), 2011년 28.0%(86조원), 2012년 28.5%(93조원)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정부 부처가 최근 중기재정계획 작성자료로 낸 내년 복지지출 요구액은 101조5천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만든 중기계획보다 4조2천억원 늘었다.
이런 상황에도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복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무상복지 논쟁이 정치권을 달군 데 이은 것이다.
새누리당에선 병사 월급을 40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비롯해 대학생 학자금 신용불량자나 중소ㆍ사회적 기업 취업자에 대한 채무탕감, 만5세 이하 아동 무상보육, 고교 의무교육, 초중고생 아침 무상급식, 의료안전망 기금 설치 등이 거론된다.
민주통합당도 초중학생 친환경 무상급식, 만 5세 이하 어린이집ㆍ유치원 보육료 전액 지원, 입원진료비 건강보험 부담률 90%로 확대, 반값 등록금, 취업준비 청년 생계비 지원,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기초수급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면 4조원 넘게, 사병 봉급을 40만원으로 올리려면 1조6천억원, 반값 등록금에 2조원 이상이 추가로 드는 것으로 기재부는 추산했다.
◇ 일하는 복지ㆍ맞춤형 복지ㆍ지속가능 복지 초점 = 기재부 복지TF 출범은 이런 정치권의 복지 공약 양산에 따른 반작용이다.
올해 양대 선거가 복지 경쟁이 될 것인 만큼 세금이 들어가는 공약이 지속적으로 양산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선거에 앞서 공식적으로 TF를 구성해 복지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사안에 따라서는 부처 1급으로 구성되는 범부처 복지TF도 수시로 가동한다. 예컨대 보육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이, 일자리는 고용노동부, 복지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이 참여하는 형태다.
TF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이미 도입한 '일하는 복지' 정책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현장점검과 집행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4384억원 규모의 사회보험료 지원, 4980억원 짜리 청년 창업ㆍ창직 지원, 1조2388억원 규모의 누리과정 등이 해당 사업이다.
항구적인 제도인 만큼 초기부터 제대로 관리해 소기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두 번째로는 재정으로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불어난 정치권 복지공약에 대한 대응이다.
이를 모두 수용하면 빚더미 재정으로 유럽의 재정위기가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 된다. 재원 마련을 위해선 증세나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증세를 하면 국민 부담이 커지며, 국채를 마구 찍으면 재정지표가 악화하고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부담이 늘어난다.
세 번째로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연장선에서 필요한 복지를 선제로 발굴해 추진하는 역할도 강화하는 것이다.
정치권 공약 중에서도 '일하는 복지', '맞춤형 복지, '지속가능한 복지' 등 정부의 복지 원칙에 맞는지 옥석을 가려 검토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김동연 기재부 2차관은 "복지 지출은 현재 수준을 유지해도 계속 늘어 국가채무비율을 2050년 137%로 높이게 되는데 정치권 공약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수준"이라며 대응방침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