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대장주 농심이 온갖 악재에 휩싸이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농심의 주가는 최근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2개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농심의 주가는 11일 현재 21만8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말 라면 가격 인상 기대로 26만~27만원대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 이상 미끄럼을 탔다.
농심의 약세는 ‘하얀국물’ 라면 강세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과 제주도개발공사와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제주 삼다수’ 생수 판매권, 중소 슈퍼마켓들의 라면 불매운동이 원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70%를 웃돌던 농심 라면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68%로 떨어졌으며 4분기에는 이보다 더 떨어진 6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 등 하얀국물 라면 돌풍 때문이다.
여기에 제주 삼다수 법정 분쟁도 문제다.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제주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9% 내외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771억원 규모다. 농심은 최근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삼다수 국내 유통계약을 무력화시키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설치조례 일부 개정조례’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주도지방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농심은 지난달 20일 제주도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일부 수퍼마켓들이 신라면 가격인상에도 오히려 마진율이 낮아졌다며 농심제품 판매 중단이라는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농심 라면 불매운동의 장기화 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농심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쟁사 신제품 효과로 점유율 하락 국면이 당분간 지속되고, 삼다수 판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해 소송 등 계약 연장을 못할 때 실적 조정 하향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경쟁사 신제품에 대한 견제 능력 부족했고, 오랜 기간 부동의 국내 1위 업체로 군림하며 소매점들의 불만 증폭돼 온 결과 잘잘못을 떠나 판매거부 이슈가 있는 것도 우환”이라며 “최근 라면소비 패러다임 변화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의 일환인 해외부문의 오랜 투자가 실제 성과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격인상 효과가 예상되지만 시장점유율 하락과 마케팅비용 증가, 삼다수 재계약 리스크 우려로 주가상승 여력은 제한 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