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에 거부권을 행사한뒤 영국 연립정부가 불협화음에 휩싸였다.
보수당 의원들은 대부분 거부권 행사에 지지를 보이고 있지만 자민당 의원들은 유럽에서 영국이 외톨이가 될 것이라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립정부내 부총리를 맡고 있는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는 거부권을 행사한 총리에게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11일(현지시간) 클레그 측근의 말을 이용해 보도했다.
클레그는 “이번 결정이 영국의 이익에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EU내에서 영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해 5월 총선이후 보수당과의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자민당은 친 유럽 성향이 강하고 클레그 당수는 대표적인 유럽통합론자로 꼽히는 반면 보수당 당수 캐머런 총리는 유럽통합 회의론자다.
자민당 소속인 빈스 케이블 기업부 장관도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캐머런 총리를 비난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연립정부의 정책은 양당의 합의에 의한 것이며 이번 정상회담은 영국에 불리하게 끝난다”고 지적했다.
보수당내 유럽통합론자로 알려진 켄 클라크 법무장관도 정상회담 결과에 실망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머런 총리는 12일 하원에 출석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연립정부내 찬반 양론이 양립하는 가운데 일간 데일리 메일의 여론조사 결과 62%가 총리의 결정을 지지했고 19%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EU 탈퇴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8%, 반대한다는 응답이 33%였다.
영국과 EU 관계에 관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반응도 66%에 달해 영국민들은 여전히 EU 통합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