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안 좋은데 전기세까지…산업계 절전 돌입

입력 2011-12-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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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일 전기요금 4.5%의 인상안을 발표하자 산업계는 울상이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악화·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성과가 좋지 않아, 산업계가 느끼는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크다.

산업계는 높은 전기세에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자동차·철강·정유 등 업계 다수가 실제 에너지 효율화·비생산 부문 전력 절감 실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감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서초사옥 등 사무용 건물에서는 정부가이드에 따라 난방 온도를 20도 이하로 조절하고, 승강기 운행 부분제한·온수 공급량 등을 조절해 전력 사용량을 기존보다 10% 이상 줄일 계획이다.

디지털시티(수원사업장)·그린시티(광주사업장) 등도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를 목표로 △실내 온도 낮추기 △LNG 보일러 난방공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

LG전자는 전 사업장에서 사무실 온도를 20도 이하로 낮추고, 공조설비 가동은 탄력적으로 제어해 에너지 소실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창원사업장은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스팀을 난방에 활용하고, 총 40명의‘에너지 감시단’을 배치한다. 구미사업장은 중식·퇴근 1시간 전에 난방기를 끄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대규모 컨베이어벨트로 생산하는 방식이라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업계는 비생산 부문의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고효율 램프 교체 △임직원 차량 5부제 실시 △지상·지하 주차장을 주간 50%, 야간·휴일에는 90% 절전하기로 했다.

공장별로는 식사·교대시간에 △가동이 불필요한 설비의 가동 정지 △사무실 조명 공장 주변 조명 축소 운영 △에너지절감 태스크포스를 운영한다.

철강업계는 전기 다소비 업종으로, 동절기 피크시간 대 10% 절감 의무가 부과된 데 이어 요금까지 인상되자 더욱 부담이 커졌다.

포스코는 액화천연가스(LNG)·부생가스발전 등 자가발전을 최대한 높이고, 원가절감으로 추가 전기료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실천 방안에는 △본사 직원 동절기 내복 입기 △4층 내외 층간 이동 시 계단 이용 △사무실 내 개인별 난방기구 사용 금지 △야간근무·휴일근무 시 개별 조명 스탠드 이용 등도 있다. 연말연시에는 점등하던 포스코센터 외부 경관조명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정유업계도 공정효율화 등으로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는 공정효율화·폐열스팀 도입 등 기존에 추진한 에너지 절감대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GS칼텍스도 난방·사무실 전등 등 기본 설비 외 다른 부문에서 전기를 아끼는 대책을 추진한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서민 경제에 적지 않은영향을 줄 뿐 아니라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선진국들이 산업용 전기를 필수 생산요소로 여겨 주택용보다 낮은 요금을 책정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라며 “2000년 이후 11차례의 전기요금 조정으로 평균 26.6%가 인상됐는데, 산업용은 51.2%나 올라 배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도 “산업용 요금 중에서도 대기업이 쓰는 고압 요금의 원가 회수율은 이미 주택용을 넘어섰는데, 또다시 대기업의 요금을 가장 많이 올려 원가부담이 늘면 이는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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