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에 나섰던 코스닥 상장사 대부분이 시장에서 퇴출됐거나 관련 사업을 슬그머니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재 사업을 진행중인 기업들 역시 자금난, 현지 사정 등으로 실제 채굴 단계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물론 ‘돈’이 되기 때문. 대부분 동남·중앙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가 주요 타겟인데 진입장벽이 낮고 사업착수가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실제 채굴을 통한 경제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소액의 투자만으로 금광이나 유전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하기 힘든 큰 유혹임에 분명하다.
특히 예전에 비해 덜하지만 최근의 씨앤케이인터를 통해서도 확인한 바와 같이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거의 열광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자원개발 관련 내용을 공시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총 23개사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사가 상폐되는 불운을 겪었다. 상장이 유지된 10개사 역시 현재까지 자원개발을 추진중이거나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2008년 2월 몽골 희토류 광산 개발을 추진한다고 공시한 네오리소스의 경우 사업시작 1년 6개월만에 시장에서 퇴출됐다. 비슷한 시기에 다이아몬드와 석탄 광산 개발사업에 뛰어든 우수씨엔에스와 아이알디 역시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상장 폐지됐다. 이밖에도 이앤텍(금광), 케이이엔지(규석), KNS홀딩스(유전), 핸디소프트(구리) 등 많은 상장사들이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이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도 취재결과 채산성 악화, 자금난, 현지사정 등을 이유로 슬그머니 관련 사업을 접었거나 중단한 경우가 많다. 사업 초기 떠들썩한 홍보를 통해 주가 띄우기에 나섰던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지난 2008년 美 유타주 아스팔트 리지 지역 오일샌드 개발사업에 뛰어든 에임하이는 지난해 11월 15일 공시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관련 사업 중단을 밝혔다.
회사측은 당시 보고서에서 유가하락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기투자자금 50만달러는 회수가 불가능해 전액 투자손실 처리했고 향후 투자계획이 없으므로 추가 우발비용 발생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2008년 당시 에임하이측이 밝힌 관련 사업 진행 상황을 정리하면 200만달러 투자로 에너텍 지분 40% 보유(2008년 7월), 美 유타주 오일샌드 개발사업 승인(2008년 12월), 1차 드릴링 마무리(2009년 1월)로 요약된다. 에임하이는 당시 예상 매장량을 5억7000만 배럴이라고 밝혔고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주로 부각되면서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금광개발에 나섰던 LED조명업체 한성엘컴텍은 최근 금광 채굴 관련 자회사인 AGM마이닝을 헐값에 매각해 구설에 올랐다. 매각금액은 288억원으로 2007년 사업 진행 당시 밝혔던 금광가치(6000억원)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업 진행 당시 한성엘컴텍은 몽골 금광 부존량 확인(2008년 12월), 몽골 금광 2차 탐사 착수(2009년 4월), 30년 채굴권 승인(2009년 5월)등의 이슈를 끊임없이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카메룬 다이아몬드 자원개발 추진 이후 주가가 급등한 씨앤케이인터의 경우 감사원이 개발 의혹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으로 매장량 등 경제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원개발에 뛰어들 경우 실제 채굴까지 상당한 기간과 자금이 소요돼 대기업들도 쉽게 나서지 못하는 사업 영역”이라고 전제하고 “시가총액 몇 백억원 수준의 코스닥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전례를 봐도 자원개발에 뛰어든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