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가 들어 올린 우승컵은 3개로 지난 4월 현대건설 서울경제오픈에서 정상에 오른데 이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KLPGA에서 유일하게 2승 고지를 점령했다. 상승세를 몰아 지난주에 열린 이데일리-KYJ골프 여자오픈까지 우승하면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김하늘이 프로 데뷔 후 늘 잘했던 것은 아니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김하늘은 2007년 프로 데뷔해 주목 받았다. 기대에 부응하듯 2008년 3승을 올리며 스타선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의 고속질주는 오래가지 못했고 드라이버 샷 난조 등의 이유로 슬럼프에 빠지더니 헤어 나오지 못하며 2년간 우승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올 시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에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물이 오를 대로 올라있었다. 경기 내내 단 한번도 우승 자리를 내주지 않고 생애 첫 첫날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는‘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슬럼프를 극복하고 정상에 돌아오기까지의 일등공신은 물론 선수 자신일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뛰어는 선수라도 혼자서는 우승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은 법.
김하늘은 캐디로서 박군의 가장 장점에 대해 ‘유머’를 꼽았다. 김하늘은 “상민이가 정말 재밌어요. 경기 도중 기다릴 일이 많은데, 그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스스로 즐거워져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프로와 박군이 다음홀을 이동 할때나 앞 조의 선수들을 기다릴 때 무슨 얘기로 저렇게 즐거울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웃음이 떠나질 않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호흡 역시 찰떡궁합이다. 김하늘은 “아버지가 캐디를 하다가 하반기부터 새로운 캐디로 바꿨는데 오버파를 친 라운드가 한번도 없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고 얘기했을 정도다. 하지만 전문 캐디처럼 라이를 봐준다거나 샷의 스윙 등의 날카로운 조언을 하진 않는다. 조언은 김 선수가물어볼 때만 해준다. 클럽 선택은 공동의 몫이다.
김하늘과 박상민군은 ADT캡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감한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도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시즌 4승을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다음시즌 김하늘의 캐디백을 메게 될 새로운 캐디와의 호흡이 박군을 능가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