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에서 허위 입원 등의 수법으로 150억원대 보험금과 요양급여비를 편취한 병원장과 보험설계사, 주민 등 40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는 등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보험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인구 5만여명의 태백지역에서 적자 경영에 시달리던 지역병원과 실적에 급급한 보험설계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 등의 이해관계가 얽힌 410명의 보험 사기범들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63)씨는 도박으로 1억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되자 지난 2008년 5월부터 모두 14회에 걸쳐 이들 3개 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고, 4100만원 가량의 보험금을 받아 도박빚을 변제했다.
또 대학생인 B(26·여)씨는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다쳤EK고 속여 모두 7차례에 걸쳐 4500만원의 보험금을 챙겼고, C(45·여)씨는 대학생과 중학생인 자녀 3명의 명의로 17개 보험상품에 가입 후 허위로 입원시켜 4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태백시 S병원 등 3개 병원 원장과 사무장 7명은 통원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을 허위로 입원시켜 건강보험공단에 부당 청구하는 방법으로 요양급여 17억 1000만원을 청구해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 가입실적을 올리기 위해 친·인척들을 무차별 가입하게 한 뒤 허위 입원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140억원을 부당 지급받은 전·현직 보험설계사 72명과 허위 환자 330명 등을 보험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여성 보험설계사들의 주도 하에 친·인척 등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보험 범죄에 가담하고 이런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태백지역 3개 병원의 입원환자 95% 가량이 가짜여서 정작 실제 환자는 방치되는 사례도 발생했다”며 “병원들의 운영 실태에 대한 감독기관의 실질적인 지도·감독 강화와 병원들의 요양급여비 청구를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