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임금협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최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합의한 임금인상 4.1%를 기준으로 은행별 노사간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은행안팎으로 침체된 분위기 탓에 협상을 진행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임금인상과 관련한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7일 경에 은행측과 협상테이블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직원근무 환경 개선 등을 둘러싸고 은행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 임금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상황에 맞게 노조 측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노사 역시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카드 분사, 매트릭스 조직 도입, 민영화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한 데다 금융감독원 검사까지 받고 있어 협상시기를 잡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오는 12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급 인사가 상당수 있어 협상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측은 “본부장, 부행장 등 현재 임원급에서 50% 가까이 임기가 만료된다”며 “금감원 검사도 나와있는 가운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다음주 또는 이달 중순쯤에 임금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지난달 말부터 실시하고 있는 2분기, 3분기 노사협의회를 마친 후에나 임금협상이 가능하다는 것.
하나은행 노사도 이르면 이달 셋째 주경에 임금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임금인상 등 은행측과의 협상에 앞서 워크숍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은행들마다 임금협상 시기와 방법을 놓고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임금인상률은 4.1%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금융권 탐욕’에 대한 비난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어 큰 폭의 인상은 어렵기 때문.
시중은행의 한 노조 관계자는 “모든 금융권이 눈치를 보고 있는 만큼 금노에서 정한 기준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은행마다 탄력적으로 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