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악화했다.
2일 증권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가 신용도를 나타내는 한국 CDS프리미엄은 지난달 28일 위기 이전 수준인 127bp(1bp=0.01%)까지 떨어졌으나 이튿날부터 다시 상승해 지난 1일에는 153bp를 기록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고치인 229bp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이틀만에 20% 넘게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국외채권 발행 때 비용 부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 4월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도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9월30일 242bp까지 올라갔던 가산금리는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167bp, 162bp를 기록하며 위기 직전인 8월4일(155bp)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다음 날인 31일 167bp로 올랐다. 유럽위기의 재부상으로 외평채 가산금리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이다. 미국 재무성 채권에 대한 가산금리로 표기되며 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주식시장 내 공포 심리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미국증시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1일(현지시간) 4.81포인트(16.05%) 급등한 34.77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37.53까지 뛰었다.
7월 중 20선 아래에서 머물던 VIX지수는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직후인 8월8일 48.00까지 치솟았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된 지난달 3일에는 45.45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계기로 안정세를 되찾아 지난달 28일 24.53까지 떨어졌다.
VIX지수는 옵션시장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미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낸 수치다. 지수가 오르면 그만큼 투자심리가 나빠졌다는 뜻이어서 시황을 판단하는 지표로 흔히 활용된다.
국내 주식·외환시장은 이날 오전 그리스 악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영향으로 주가지수는 급락했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05% 내린 1870.51로 개장한 뒤 오전 10시30분 현재 1877.28을 기록하고 있다. 5거래일 만에 1,900선을 내줬다.
미국 VIX지수와 같은 방식으로 산출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3.48포인트(10.88%) 급등한 35.47로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0원 오른 1131.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10시30분 현재 1127.00원으로 상승폭을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