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또 최근 전국적으로 휘발유 값이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자 내년으로 계획했던 승용차 구입도 포기했다. 현재 택시이용을 자제하고 버스와 지하철 주로 이용하고 그는 내년부터 단계별로 대중교통비를 인상한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한숨만 내쉬었다.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늘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해결하는 이른바 ‘워킹족’이 늘고 있다.
김씨도 이 분류의 한 사람이다. 여의도 한 금융권 회사에서 근무하는 그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정장차림에 3~4cm의 굽이 있는 정장구두를 신고 출근했다.
김씨는 최근 이전보다 걷는 횟수가 늘자 정장구두보다 발 건강을 위해 편안한 캐주얼화로 바꿨다. 종전의 정장구두와는 달리 새로 구입한 편안한 신발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발의 피로가 빨리 찾아오는 정장구두보다 자주 걸어도 편안한 구두로 바꾸니 걷는데 안성맞춤”이라면서 “앞으로는 예의를 갖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캐주얼화를 자주 신고 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를 비롯해 회사들이 밀집한 종로, 강남 지역에도 김씨와 같이 편안한 캐주얼화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 직장인들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남자뿐만 아니라 힐을 신던 여성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정장차림에 평균 6~7cm의 높은 굽을 주로 이용하던 여성들은 요즘 굽이 낮은 구두나 운동화를 신는 빈도가 늘고 있다. 여성 워킹족들에게는 멋을 낼 수 있는 힐이 요즘시대에는 비실용적인 신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모(31·여)씨는 “교통비 절감 차원에서 가까운 거리는 걷는데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은 오히려 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굽이 낮은 구두나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라고 설명했다.
워킹족들이 하나둘씩 늘자 관련 업계는 오래 걸어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편안한 스타일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 유명브랜드 회사 관계자는 “최근 편안한 신발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어 직장생활을 하는 데 예의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의 제품을 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