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는 일찍 시작하면 좋다고 하지만 15세 미만의 어린이부터 노후 설계를 시작한다는 게 과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의 평생저축통장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린이연금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면서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신상품이다. 0세부터 15세 미만 어린이가 가입 대상이다.
어린이연금이 가장 큰 장점은 복리효과의 극대화다. 장기 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으로 가입해도 이자 수익이 상당하다.
매월 10만원씩 20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60세부터 연금을 수령한다고 가정할 때 40세 가입의 경우 연금수령액은 약 204만원, 20세 가입의 경우 500만원, 0세 가입은 1250만원에 달한다.
연금 수령액도 더 많다. 생명보험사들은 3년마다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한 경험생명표를 반영해 연금수령액과 보험료를 산출한다. 평균수명이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평균적인 생존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연금수령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어린이연금보험은 상품 가입 시점의 연금사망률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자녀가 성인이 된 후 연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연금수령액이 훨씬 더 많아지는 것이다.
또 중도인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자녀의 성장 과정에 따라 입학, 유학, 결혼 등 자금 수요가 발생할 때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자녀가 직장을 구해 소득이 생기기 시작하면 자녀가 보험료 납입을 계속하면서 평생 저축통장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세금 문제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20세 이상 자녀는 3000만원까지 증여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연금 납입금이 3000만원을 넘으면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따라서 납입한 적립금이 3000만원을 넘기 전에 계약자를 자녀로 변경해 자녀가 보험료를 납입하도록 해야 한다.
또 한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어린이연금과 같은 어린이보험상품에는 사망보험금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보장 기간 중에 피보험자가 사망하게 되더라도 사망보험금이 별도로 지급되지 않는다.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를 기준으로 적립금이 지급되며 적립금은 해약 환급금보다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