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조원에 달하는 ‘명품 호황’ 덕분에 명품 수선업체들도 덩달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리폼업체 뿐만 아니라 중고 명품숍, 명품 대여점, 심지어 명품 전당포까지 이른바 ‘럭셔리 파생산업’이 그야말로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명품 수선업계 대모격인 ‘명동사’는 평일에도 손님들로 발 디딜틈이 없이 북적거린다. 명품시장·중고숍 번창과 함께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명동사는 명동본점과 분점, 신세계백화점 서울 충무로 본점과 롯데 부산 센텀점을 비롯 전국에 6개 지사를 두고 있다.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숙련공만 80여명을 두고 있는데 불철주야 야근을 해도 주문 물량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명동사 본점 관계자는 “루이비통·샤넬 등 가방부터 셔츠, 구두, 벨트 등 명품을 많이 리폼하고 있다”며 “하루 문의전화만 100여통이 넘고 평일에도 수백여명이 방문한다”며 높은 인기가 새삼스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과거에는 버버리 백 등 리폼을 원하는 40~50대 층이 많았다면 요즘은 엄마 가방을 들고 찾아오는 20~30대 비중이 높고 명품종류도 버버리·프라다·펜디 등 수십여가지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명동스타사, 강남사, 영동사, 한길사 등 내로라 하는 명품 수선집들이 들어섰고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일대만 해도 명동사를 비롯해 구구스가 운영하는 핸디맨 등 얼추 잡아도 5군데가 넘는다. 중고 숍이 번창하면서 전문 수리점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압구정 일대 곳곳에는 구구스, 아임코코, 캐시캐시, 고이비토 등 최근 몇년 사이 30여개가 넘는 매장이 들어섰고 전국적으로는 100여개가 훨씬 넘으며 시장규모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인근의 한 매장 점원은 “평일에도 하루 평균 30여명이 고객이 방문하고 60% 이상 구매하는 편”이라며 “투자가치가 높은 샤넬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매와 함께 근처에서 수선잘하는 업체들의 문의도 많다”며 “저렴한 돈으로 리폼해서 새것처럼 쓰는 고객들이 많아 잘하는 곳을 추천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중고숍도 호황이다. 국내 최대 중고명품 쇼핑몰인 ‘필웨이’에서는 하루 평균 2000개 이상이 거래되고 있으며, 매년 회사 매출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오픈마켓 중고숍의 매출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11번가의 경우 올해 9월까지 중고 명품 잡화 매출이 전년에 비해 60% 올랐다. 특히 샤넬·구찌 등 중고 명품을 취급하고 있는 중고샵 ‘구구스’의 매출은 최근 일년 새 4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