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개별 기업의 실적이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리라는 전망에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당장 19일 대한항공, 20일 LG화학·OCI·삼성물산, 21일 POSCO·호남석유, 24일 삼성엔지니어링·호텔신라·현대백화점, 26일 LG전자, 27일 현대차·SK텔레콤·하이닉스, 28일 기아차·삼성전자·KB금융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당초 경기 침체로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 조심스럽게 ‘깜짝 실적’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대가 낮아진 만큼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추정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국내와 해외 시장을 합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 늘었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3분기 중 나타난 글로벌 수요 회복에 대한 우려로 3분기 순이익컨센서스는 7월 이후 17%나 하향조정됐다”며 “그러나 주가가 이러한 우려를 상당폭 반영해 지난 두 달간 20%이상의 낙폭을 보였고 순이익 컨센서스가 이를 후행적으로 따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된 데서 보듯 실제 실물경기는 탄탄했다”며 “기대보다 높은 성적이 나오면 주가가 좀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3분기 국내 기업 영업이익은 25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할 것”이라며 “유로존 위기와 미국 수요회복 지연을 감안하면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위원은 특히 이익 추정치 하향 리스크가 낮은 국내 경기소비재, 수주 중심의 건설, 실적의 안정성이 높아진 은행·보험 업종과 보수적인 추정치가 상당부분 반영된 IT·필수 소비재를 추천했다.
신중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박스 상단을 자신할 수 없어 ‘테마주’에 의한 수익률 게임이 진행됐다면, 실적시즌의 수익률 게임은 ‘실적주’에 좌우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자동차·반도체업종과 함께 이익조정비율(Revision Ratio) 반등과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인 LCD·하드웨어·운송업종을 관심업종으로 꼽았다.
그러나 석유화학·조선 등은 상대적으로 전망이 어둡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업종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의 긴축 영향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3분기 성수기임에도 업황이 둔화됐다”며 “대부분의 석유화학회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조선사들의 3분기 감익이 불가피한 가운데, 환율 인상 또한 실적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며 “조선주 저평가에 대한 매수 시작 구간은 어닝 쇼크 시 또는 11월 초가 적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