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두했다. 신 전 차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서 10년간 10억원이 넘는 현금, 법인카드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났다. 그는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페이스북에 내 심경을 다 적어놨다”고 답했다.
소환조사 신분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통해 연락받았다”고 답했다. 기자 출신인 신 전 차관은 “과거에 검찰 출입기자였는데 내가 조사받게 될 지는 몰랐다”며 “기자들이 잘 판단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전 차관이 검찰에 출두하면서 이 회장 폭로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이 회장한테서 지난 2003년경부터 최근까지 현금과 상품권, 자동차, 여행경비 등을 지원받았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SLS그룹 워크아웃과 관련해 이 회장으로부터 구명 로비 등 청탁을 받았는지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고 대가성을 입증할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검찰은 이 회장이 제출한 SLS그룹 법인카드 내역서 상의 실제 사용자가 신 전 차관이 맞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SLS 법인카드 3장을 제공했으며, 신 전 차관이 이를 백화점, 면세점, 호텔, 식당 등에서 주로 썼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앞서 SLS그룹의 법인카드로 상품을 구입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카드 사용내역에 나오는 면세점 등 국내 가맹점에 구매 관련 상세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검찰은 또 신 전 차관이 이 회장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요구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게 전달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곽 위원장과 임 비서관 등에게 줄 상품권을 요구해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5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상품권의 실제 사용자를 찾아내기 위해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백화점에 상품권 사용자 관련 자료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