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했던 장마와 늦더위가 가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유난히 반가운 요즘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기가 있으니, 바로 ‘환절기’다.
환절기엔 아침, 저녁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 극심한 일교차로 감기에 걸리기 쉬울 뿐 아니라 건조한 날의 연속이라 관절, 피부, 눈 건강 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관절은 쑤시고 눈은 뻑뻑해지고 = 관절염 환자들이 고통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시기가 바로 가을 환절기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관절 마디마디가 더 시리고 쑤시기 때문이다.
강진석 서울척병원 원장은 “쌀쌀해진 날에는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함으로써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류마티스 관절염엔 냉찜질을, 퇴행성관절염엔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건조한 날의 연속인 가을철 환절기마다 눈도 불편해진다. 환절기에는 여름처럼 비가 잦지 않아 상대적으로 습도가 낮아지고 안구가 쉽게 건조해지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기 쉽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을 느끼며 따가움, 가려움, 작열감, 눈부심과 피로증상 등이 생긴다. 이는 만성 질환으로 완전한 치료는 어렵지만 약을 통해 증상이 회복될 수 있다. 보통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엔 보통 약국에서 인공눈물을 구입해 점안하는 것으로 치료를 대신한다.
하지만 안구건조가 심할 경우 각막궤양 같은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눈물이 부족하면 각막이 마르게 되고 결국 각막에 상처가 생겨서다.
이재범 연세플러스안과 원장은 “안구건조로 인해 각막이 손상된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인공눈물을 넣을 경우 각막궤양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처방 된 인공눈물을 넣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환절기 찬 바람에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푸석푸석해지게 마련. 건조한 날씨,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공급이다.
피부는 하루에 물 8컵 이상을 마셔야 각질층의 수분함유량이 유지된다. 물을 마실 때는 무엇보다 다른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공기 중의 수분이 부족해도 피부 세포가 메마르고 질식 상태에 이르게 된다. 특히 기온이 낮아져 쌀쌀해지면 제대로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수건에 물을 적셔 실내 곳곳에 걸어두는 것도 효과가 있다.
◇더운 음식 먹으면 환절기 면역력 ‘Up’= 감기, 천식 등 대표적인 환절기 질환은 면역력 감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을 증진시키려면 우선 더운 성질의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가을 환절기에는 지난여름 자주 섭취한 찬 음식들의 영향으로 위장 기능이 저하돼 식욕을 잃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성신 소람한의원 원장은 “계피가 들어간 수정과나, 파를 많이 넣은 삼계탕을 먹으면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덥혀주어 한습을 몰아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또한 중요하다. 모자란 숙면과 같은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낮춰 각종 질병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성인의 경우 하루 8시간, 소아는 12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되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도록 한다.
【Tip】 환절기 면역력 강화엔 통곡식·브로콜리 좋아요~
◆ 흰 쌀밥보다는 현미나 수수, 콩과 같은 통곡식이 좋다. 현미와 잡곡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독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통곡식의 영양은 손상된 위 점막 세포를 복구해 위와 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d을 한다.
◆깻잎, 상추, 브로콜리, 시금치, 당근과 같은 녹황색 채소는 각종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돕는다.
◆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브로콜리와 블루베리도 피로회복과 면역력 강화,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