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장남 남호씨가 그룹 재무구조에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동부인베스트먼트에 직접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호씨는 지난 26일 보유중인 동부화재해상보험 보통주 59만5000주를 동부인베스트먼트에 대여했다. 대여기간은 1년이며 주식 평가액은 주당 4만4800원으로 266억5600만원 수준이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이 주식을 은행 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할 예정이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김 회장이 동부하이텍의 정상화를 위해 3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2009년 11월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2009년 12월 2844억원을 들여 동부하이텍이 보유했던 동부메탈 지분 중 절반(39.50%)을 인수했다. 이어 2010년 12월에는 동부하이텍에서 분사한 동부한농 지분 5.56%를 250억원에 취득했다.
하지만 동부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이자비용 충당도 어려운 실정이다. 동부인베스트먼트가 계열사 지분 취득을 위해 마련한 자금이 금융권에서 조달한 단기차입금이기 때문이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다.
또 지난해 108억원의 영업수익과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00억원에 이르는 이자 때문에 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동부인베스트먼트 단기차입금을 위해 보유 중인 동부화재 주식 147만주(300억원)와 동부생명 주식 200만주(100억원)을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김 회장 입장에서 동부인베스트먼트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들 남호씨가 김 회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내놓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알짜 주식인 동부화재 주식을 은행 대출용 담보물로 제공해 아버지의 개인회사인 동부인베스트먼트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특히 남호씨가 이번 보유 주식을 통해 그룹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경영권 일선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포석을 놓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