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신융융자를 전격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하고, 신용융자와 신규대출 한도를 일괄 축소키로 했다.
지난 12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이 무너졌지만, 16~17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것 아니냐는 전망속에 이같은 조치가 나와 업계와 금융당국,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심할 때 미수를 통한 주식거래를 할 경우 깡통계좌를 찰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고객보호차원에서 신용융자를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은 신용융자규모가 사상 최고치로 육박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 증권사들에게 신용융자 확대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미래에셋의 신용융자 중단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도 금융감독원이 증권업계의 신용융자규모가 지나치게 커져 이를 자율적으로 축소하라는 권고를 받은 뒤 그 해 7월에 주식(펀드)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이후에도 신용융자규모가 늘어나자 7월말에 신규도 중단, 한 달 후인 8월말에 1억원 한도로 신용융자사업을 재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2007년에는 금융당국이 지금보다 더 강하게 신용융자를 자제하라는 요구가 들어와 몇몇 증권사가 함께 신용융자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2007년 이후 4년만에 신용융자를 중단키로 한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변동성이 심한 장세로 인해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늘자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대한 신용융자 축소 압박이 심해지자 미래에셋이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식으로 선수를 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경영실적 악화를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증시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신용융자사업을 지속했다가 투자자들이 이를 변제하지 못해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투자자 보호와 회사 손실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래에셋의 신용융자 중단 조치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주가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대출한도가 축소되면 주가상승시 손실 만회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래에셋증권 외 다른 대형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축소·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