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알고 입행하긴 했지만 아직도 금융위기란 명목 아래 임금 삭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은이 신입행원의 임금을 삭감한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시중은행과 공공기관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코자 신입직원 임금을 삭감할 때 동참했다. 들어간 자의 파이를 줄여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구실이었다.
한은 신입행원의 기본급은 2009년 기준 2394만4000원에서 2010년 1916만4000원으로 뚝 떨어졌다. 수당을 포함한 보수액은 같은 기간 3843만4000원에서 3068만원으로 20.2% 줄었다. 한은에서 삭감된 임금을 받고 있는 직원은 2010년에 입행한 35명과 2011년에 입행한 43명 등 모두 78명이다.
이들은 최근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초임이 삭감된 시중은행 신입행원들과 공동 투쟁에 나서기로 한 것.
한은이 속해 있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등은 지난 11일 ‘신입직원 초임 원상회복 투쟁’에 함께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은 신입행원은 모두 노조에 가입돼 있다. 금융노조는 9월 이전까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한은이 이처럼 시중은행 신입행원과의 연대에 나선 것은 자체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한은은 법적으로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초임 원상 회복은 자체 결정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에서 매년 초 예산 총액을 결정하지만 구체적 지급규모까지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은 노조는 정부의 눈치를 보는 김중수 총재 체제에서는 이같은 해결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일 발표한 ‘공공기관 임금체계의 공정성 제고 방안’을 그대로 따를 것이란 판단이다. 이 방안은 기존직원의 임금 인상률을 현행 4.1%에서 0.5%씩 낮추고 2009년 이후 입사자는 7~8% 높이는 것이 골자다.
한은 관계자는 “신입행원은 지난 7월 노조에서 위로금으로 200만원씩 받기도 했다”며 “삭감된 임금 구조가 장기화할 경우 직장을 이탈하는 것도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