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임진강 북쪽에 있는 황강댐을 27일 밤부터 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관련 기관 관계자들은 29일 "북한이 지난 27일 밤부터 황강댐 방류를 시작해 현재까지 사흘째 수문을 닫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임진강 하류지역에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아직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와 달리 황강댐 방류 사실을 우리 군(軍)에 통보하지 않았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황강댐 방류를 예측할 수 있는 남방한계선내 필승교(횡성수위국) 수위는 지난 28일 오전 8시를 전후해 4.49m까지 올라 경계수위(3m)를 훌쩍 넘었다.
필승교는 북측으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물의 양을 육안으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우리 측 관측 지점으로, 군(軍) 초소에서 육안으로도 관측된다.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은 통상 10시간 뒤 필승교에 도착하는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필승교 수위는 다소 낮아졌다 이날 오전 3시부터 다시 상승해 오후 5시 현재 4.04m를 기록하고 있다.
황강댐 방류가 확인된 뒤 우리측 홍수조절댐인 군남댐도 27일부터 수문을 조절했다.
군남댐은 평소 수문 13개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7개만 1.5m 높이로 열어놓는데, 황강댐 방류 당일에는 중간 7개를 7.3m 높이로, 양쪽 6개를 3.8m 높이로 열었다.
그러나 군남댐은 28일 필승교 수위가 낮아지자 29일 다시 중간 수문 7개만 3.2m 높이로 열고 초당 1천t을 방류하며 임진강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필승교 수위는 지난해 7월 황강댐 방류(이틀간 1억t 추정)로 8.67m까지 상승했으나 군남댐 수문 13개를 모두 열고 초당 5천t을 방류하며 조절해 하류지역 피해는 없었다.
관련 기관 관계자들은 "필승교 현재 수위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그러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고 지난 2009년 북한의 예고없는 방류로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도 필승교 수위가 4.69m였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지역에는 지난 27일 태풍 '메아리' 영향으로 5~40㎜ 비가 내렸으며 29일에는 황해도 등 일부 지역에 시간당 30㎜의 폭우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황강댐은 북한이 지난 2008년 휴전선 북쪽 42.3㎞ 지점인 임진강에 건설했다. 높이 34m, 길이 880m로 총 저수량이 팔당댐의 1.5배인 3억~4억t에 달한다. 북한은 앞선 2001년부터 임진강에 4월5일댐 1~4호(총 저수량 3천500만t)를 건설했는데, 황강댐은 2호와 3호 사이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