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크게 발전해왔으나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12일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교육수준이 높고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IT)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제조업 기반도 탄탄하지만, 유독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은행의 초국적지수는 3.6%에 불과해 2006년 말 이미 70%를 초과한 UBS나 도이치은행 등에 훨씬 못 미친다.
이 위원은 이처럼 우리나라 은행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은행들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과열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2000~2006년에는 대부분 은행이 가계대출에 집중해 과열경쟁을 벌였고 2006년에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일제히 중소기업대출 확대로 전환했다. 또 지난해 3분기에는 가계대출 규제가 다소 완화되자 다시 가계대출이 크게 느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전략, 취약한 전문인력 및 단순한 수익구조 등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이제 좀 더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전문인력도 양성하면서 해외진출을 통해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꾀해야 할 때"라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내 은행산업에서의 인수·합병을 은행산업 구조개편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