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노키아에게 날개가 없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노키아가 ‘실적 경고’ 여파로 최대 위기에 몰렸다.
노키아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예상을 밑도는 판매량과 가격 등을 이유로 2분기 매출과 영업 마진이 목표치를 미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당초 노키아는 2분기 판매 목표를 61억~66억유로(약 10조2600억원)로 제시했다.
2분기 영업 마진 목표는 6~9%에서 손익분기점으로 낮췄다.
심각한 불확실성으로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은 제공할 수조차 없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이같은 실적 경고에 노키아의 주가는 이날 18% 가까이 폭락했다.
노키아의 주가는 핀란드증시에서 전일 대비 17.5% 급락한 4.75유로 기록,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뉴욕증시에서도 14%가 넘게 폭락했다.
이번 실적 경고는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안드로이트폰, 중국의 저가폰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노키아의 위기감을 확산시켰다.
엘롭 CEO는 “올해는 노키아가 이겨내기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사 운영체제인 심비안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새로운 전략으로 전환하는 동안 상당한 고통이 수반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 리서치업체 CCS인사이트의 제프 블레이버 분석가는 “이번 실적 경고는 노키아가 사면초가에 빠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노키아는 올해 매출액 기준으로는 애플에게 추월당하며 세계 휴대폰 강자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노키아는 여전히 판매량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유럽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엘롭 CEO는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의 약세가 실적 경고의 배경”이라면서 “안드로이드폰이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노키아 휴대폰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키아의 위상 추락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노키아의 주가는 지난 6개월 동안 3분의1 하락했으며 5년간은 70%나 빠졌다.
피에르 페라그 번스타인 분석가는 “지난 2000년 64.95유로까지 갔던 노키아의 주가가 최악의 경우 3유로로 곤두박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페라그 분석가는 “노키아가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 시장 성적도 부진한 상태”라면서 “더이상 이머징마켓에서도 특별한 우위를 발견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